생생후기

유럽여행 꿈, 워크캠프에서 이루다

작성자 원아름
독일 CPD01 · SOCI 2012. 06 Rodinghausen

Rodinghausen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이라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유는 단 한가지, 대학생일 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다 경험하고 졸업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중 가장 경험하고 싶었던 일은 유럽여행이었다. 대학생의 ‘Bucket List’ 1위가 바로 유럽배낭여행이었고, 나는 유럽배낭여행을 꿈꾸면서 9개월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았다. 하지만 여행경비는 생각보다 많이 필요했다. 내가 모은 돈으로써는 유럽배낭여행은 불가능하였다. 이 때문에 부풀어 있던 나의 희망은 꺼져만 갔었다. 그런데 바로 이 때, 나는 우연히 ‘국제워크캠프’의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접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다시금 유럽여행을 꿈꾸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국제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나의 고민은 새롭게 시작되었다. 바로 ‘언어장벽’이었다. 영어가 많이 부족한 나로서는 외국인들과 영어로 소통하면서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또한 혼자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캠프장소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커져만 갔다. 이처럼 많은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캠프준비를 할 수 있었다. 비행기 환승방법부터 캠프장소까지 가는 방법(독일철도 이용방법)등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필요이상으로 모두 준비했던 것 같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나는 독일로 향하게 되었다. 준비를 열심히 해서일까, 막상 독일에 도착하고 나니 내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불안감은 없었고 첫날 묶게 될 숙소까지 조금도 헤매지 않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로 캠프장소까지 가는데 아무런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었다.
드디어 캠프장소에 도착했다. 한두명씩 캠프참가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내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음에서는 캠프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질문과 함께 인사를 건내고 싶은 욕구가 넘쳐났었지만, ‘영어울렁증’으로 인해 내 입술은 열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나의 첫 인상은 매우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였다고 한다. 때문에 처음에는 친구들이 나에게 말을 붙이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도 첫날에 좀 더 적극적으로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어울렁증’도 하루 이틀 참가자들과 함께 일도 하고 어울리면서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나와 마음이 잘 통한 2명의 친구(중국인, 독일인)가 있었는데 그 두 친구와 있을 때면 말도 안되는 엉터리 영어를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엉터리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유독 이 두명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들이 많았다. 우리는 일을 할 때에도 셋이 함께 했었고 자유여행을 갔을 때에도 셋이 같이 다녔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거의 매일같이 일을 마치고 저녁식사 후에 근처에 있는 마트까지 산책을 갔다 온 일이다. 오고가는 길에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면서 꿈, 취미, 관심사 등 서로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가며 친밀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캠프기간동안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참가한 캠프에 지원한 참가자들의 평균연령은 22살로 매우 어렸다. 그 때문일까 참가자들의 철없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워크캠프인데도 불구하고 일을 하기 싫어서 꾀를 부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모두가 하나로 어울리지 못하고 2-3개의 무리로 나눠져서 어울렸다. 또한 내가 참가한 캠프에는 캠프리더가 없었다. 그 때문에 참가자들과 캠프 개최자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 서로 부딪친 적도 몇 번 있었다. 이러한 것들이 캠프기간동안 나에게 많은 아쉬움과 어려움을 안겨줬었다.
하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캠프에 참가한 것이 매우 만족스럽다. 그 이유는 첫째, 유럽여행에 캠프일정을 넣음으로써 저렴하게 유럽배낭여행을 할 수 있었고 둘째,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두렵기만 하였던 영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고 셋째,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공동체생활을 하면서 내 것을 양보하고 그들의 것을 배려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우물안 개구리였던 내가 해외에 다녀옴으로써 내 미래에 대해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워크캠프에 참가하기 전에 많은 참가자들의 후기를 읽어보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Turning Point’가 바로 워크캠프였다고 말하였다. 이젠 나도 그 말에 크게 공감할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기대이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도 있었고 어떤 부부에서는 나의 기대이하로 불만족스러운 경험도 있었지만 전후의 경험 모두가 나에게는 큰 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