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하얀 밤, 땀으로 쓴 여름 이야기
Hitting the slopes - Skálafell & Blue Mountains (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왜 워크캠프?
몸이 편한 자원봉사보다는 땀 흘리며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었다. 으쌰으쌰 몸을 바쁘게 해서 머리가 쉴 수 있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육체적 노동을 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또한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얘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게 좋다.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경험을 공유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즐거울 것이라 생각했다. 여행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을 바랐다. 마을에 머물며 동네를 구경하는 것뿐 만아니라 지내면서 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작은 일이 도움이 된다는 게 좋았다.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아니지만 작은 도움이나마 된다면 그게 좋다. 워크캠프 지원 후에 스페인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 갔는데 워크캠프에 지원해서인지 그 곳 길과 정원을 다듬어 놓은 것에 눈이 갔다. 누군가가 열심히 길을 다듬고 정원을 가꿔서 나는 편안하게 즐겁게 알함브라궁전을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일이 지구를 구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이에게 그런 편안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내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빙하, 오로라, 화산. 가보지 못하고 어떤 곳일지 너무나 궁금한 곳이었다.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유럽 여기저기를 여행할 기회가 많다보니 이탈리아, 독일과 같은 나라보다는 아이슬란드와 같이 동떨어지고 새로운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비싼 비행기 값과 비싼 참가비에 망설였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이왕 하는 거 정말 가고 싶던 곳으로 가자라는 생각으로 1지망, 2지망, 3지망 모두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워크캠프에 지원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워크캠프
첫 번째 주에는 레이캬비크 근처인 Skálafell에서 지내면서 일했고, 두 번째 주에는 레이캬비크 근처인 Bláfjöll에서 지내면서 일했다. 레이캬비크에 있는 SEEDS호스텔 앞에서 첫 날 모여서 봉고차를 타고 Skálafell에 있는 SEEDS 숙소로 이동했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에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고 정말 산 중이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시내와 가까웠다. 두 번째 주에 지낸 곳이 정말 산이었다. 스키장 바로 앞 스키캐빈에서 지냈다. 두 곳 모두 와이파이가 안되었다. 첫 째 주에 와이파이가 꼭 필요한 일이 있어서, 일이 끝난 후 호스트 아저씨가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에 데려다주셔서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하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걸어서 갔다. 첫 째 주에는 매일 아침 호스트 아저씨가 차로 데리러 오셨다. 두 번째 주에는 바로 앞이기 때문에 걸어갔다. 두 스키장 모두 호스트 아저씨 것이 아니라 아이슬란드 것이고 아저씨는 관리와 운영을 한다고 했다.
리더 한 명과 나를 포함한 단기 봉사자 여섯 명이 우리 캠프 멤버였다. 사람 수가 적어서 나는 당연히 한국인은 나 하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한국인 친구 한 명이 더 있었다. 워크캠프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한국인이 참 많다고 한다. 정말 지구 반대편에 위치했는데도 많이들 온다니 신기했다. 나 같은 교환학생이 많이들 오는 것 같았다. 우리 캠프에 함께한 한국인 친구 수현이도 스페인에서의 교환학생을 끝내고 여행 도중에 워크캠프에 참가했다고 했다. 리더인 매튜는 일을 시키지 않고 일을 같이 했다. 다른 리더들은 일을 시키고 서류 작업한다고 숙소로 돌아가기도 하거나 옆에서 일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기도 한다던데, 우리 리더는 함께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다들 같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긴 했지만 프랑스 여자인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워크캠프에 함께한 프랑스에서 온 카롤린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지내면서 친해져 좋았다. 프라하에서 온 케이트는 밝고 말을 잘해서 재밌게 얘기를 나누면서 지낼 수 있었다. 워크캠프 후에 프라하에 여행을 간다고 하니 프라하에서 꼭 가라고 카페와 바, 공원을 추천해줬다. 내가 프라하에 있는 동안에 케이트는 가족과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서 함께 프라하를 즐기지 못해 아쉬웠다. 매번 무슨 얘기를 하던 자기가 사는 텍사스와 비교하며 텍사스를 너무도 싫어해서 우리를 웃게 했던 도미닉. 그리고 연세가 있으시지만 제일 열심히 일하셨던 이탈리아에서 온 프랭크. 모두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첫 번째 주에 한 일은 쓰레기를 줍는 것과 산악자전거를 타는 산에 있는 길을 정비하는 것이었다. 첫째 날에 쓰레기를 주워서 분리수거를 하고 옮겼다. 주된 일은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눈이 오면 스키장으로 쓰이고 눈이 녹으면 자전거를 위한 곳으로 쓰인다고 했다. 우리의 임무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갈퀴로 돌을 치우고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단순 노동이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모두 열심히 해서 일을 빨리 빨리했다. 워크캠프에 가기 전에 서양 애들은 동양 애들보다 일을 설렁설렁해서 가서 힘들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우리 캠프 친구들은 일을 정말 열심히 했다. 몸이 쑤시고 피곤했지만 투덜대는 사람하나 없이 열심히 일했다. 산 위에서 일하니까 산 아래와 다른 산들이 쭉 보이고, 구름이 쭉 보였다. 재밌고 신기했던 것은 일정한 구역에만 비가 내리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비구름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그래서 일하다보니 어느새 우리가 그 구름에 갇혀있었다.
두 번째 주에 한 일은 쓰레기를 줍는 것과 페인트칠 하는 것이었다. 블루 마운틴으로 이동한 첫째 날은 스키 슬로프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주웠다. 매우 가파른 경사로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며 쓰레기를 줍는 일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두 손 가득 쓰레기를 쥐고, 길다란 나무 막대기는 계속 아래로 던지면서 내려오기도 했다. 그 다음날은 비교적 평지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쓰레기가 마구 널려있는데 주워도, 주워도 티도 안 나고 구역도 매우 넓어서 일을 할수록 기운이 나지 않는 일이었다. 게다가 비까지 많이 와서 쫄딱 젖게 되었다. 그래서 완전 방수되는 커다란 옷과 장화를 빌려서 일을 마쳤다. 쓰레기 줍는 일이 지겨워졌는데 다행히 그 다음에는 페인트칠 하는 일을 했다. 처음해보는 일이었지만 어렵진 않았다 꼼꼼히 열심히 칠했다. 높은 곳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칠해야 했다. 무서워서 올라가기 싫었지만 극복해보자는 생각으로 사다리를 올라가서 열심히 페인트칠했다. 하고나니 무서움을 참을 수 있었고 내가 해냈다는 사실이 매우 뿌듯했다. 남들이 볼 땐 별거 아니겠지만 나만의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생각에 혼자서 기뻤다.
첫째 주 금요일에 일을 조금만 하고 호스트 아저씨가 국립공원에 데려다 주겠다 했다. 그래서 신나게 국립공원에 가서 얘기도 듣고 구경도 했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판의 경계에 가니 현장학습에 온 기분이 나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간헐천과 폭포에도 데려다 주셨다. 그리고 신기한 그네도 탔다. 주말에는 hot river에 갔다. 산에서 물이 흐르는데 뜨거운 물이다. 올라갈수록 뜨거운 물이다. 신기했다. 김이 펄펄 났다. 물에 들어가서 놀 수도 있었다.둘째 주에 이동한 숙소에 정글스피드라는 게임카드가 있어서 매일 정글스피드를 했다. 게임 자체도 신났는데 나중에는 벌칙을 만들어서 해서 더 재미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동굴에 갔다. 동굴이 엄청 많았다. 내가 생각했던 마그마가 끓는 모습을 보는 건 아니어서 좀 아쉬웠다. 일이 끝나고 레이캬비크에 있는 수영장에 가기도 했다. 아이슬란드의 수영장에는 따뜻한 물이 있어서 날씨는 추워도 야외수영장을 즐길 수 있다.
첫째 주에는 조를 나눠서 돌아가면서 식사준비, 청소를 했는데 둘째 주에는 알아서 적당히 돌아가면서 자발적으로 식사준비와 청소를 했다. 나는 요리를 못해서 시키는 데로 자르고, 다듬으면서 요리를 도왔다. 한국적인 음식을 해주고 싶었지만 잘 못하니까 자장라면과 소주를 챙겨갔다. 친구들이 좋아했다.
아이슬란드를 떠나고
처음에는 정말이지 적응이 안 되었던 아이슬란드의 백야. 시간이 아무리 늦어져도 하늘이 전혀 깜깜해지지 않았다. 어둑어둑해지려나 하는 수준이 제일 어두운 순간. 신기했다. 고작 2주 지냈는데 고새 백야에 익숙해져서 프랑스 릴에 돌아온 저녁에 깜깜해져 당황했다. midnight sun을 보려고 산에 올라갔다. 그 늦은 시간에 해가 지고, 미처 하늘이 깜깜해지기 전에, 해가 지고 몇 시간 뒤에 해가 다시 뜬다. 그런 곳에 내가 있었다.
다른 여행 계획에 치여서 정신이 없어 아이슬란드는 딱 2주로 비행기 일정을 짰다. 그게 후회되었다. 자연이 그대로인 그 곳을 더 여행하고 싶어 아쉽다. 다음엔 겨울에 와서 오로라를 보고 싶다. 블루라군에도 가고, 빙하도 볼 것이다. 아쉬움이 다시 꼭 오겠다는 기대로 마음에 남았다. 이제 공항에서 레이캬비크행 표시를 보면 새롭다. 그 비행기에 타고 싶다. 레이캬비크행 비행기에 오르는 날을 기대한다.
몸이 편한 자원봉사보다는 땀 흘리며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었다. 으쌰으쌰 몸을 바쁘게 해서 머리가 쉴 수 있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육체적 노동을 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또한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얘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게 좋다.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경험을 공유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즐거울 것이라 생각했다. 여행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을 바랐다. 마을에 머물며 동네를 구경하는 것뿐 만아니라 지내면서 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작은 일이 도움이 된다는 게 좋았다.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아니지만 작은 도움이나마 된다면 그게 좋다. 워크캠프 지원 후에 스페인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에 갔는데 워크캠프에 지원해서인지 그 곳 길과 정원을 다듬어 놓은 것에 눈이 갔다. 누군가가 열심히 길을 다듬고 정원을 가꿔서 나는 편안하게 즐겁게 알함브라궁전을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일이 지구를 구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이에게 그런 편안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내게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빙하, 오로라, 화산. 가보지 못하고 어떤 곳일지 너무나 궁금한 곳이었다.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유럽 여기저기를 여행할 기회가 많다보니 이탈리아, 독일과 같은 나라보다는 아이슬란드와 같이 동떨어지고 새로운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비싼 비행기 값과 비싼 참가비에 망설였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이왕 하는 거 정말 가고 싶던 곳으로 가자라는 생각으로 1지망, 2지망, 3지망 모두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워크캠프에 지원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워크캠프
첫 번째 주에는 레이캬비크 근처인 Skálafell에서 지내면서 일했고, 두 번째 주에는 레이캬비크 근처인 Bláfjöll에서 지내면서 일했다. 레이캬비크에 있는 SEEDS호스텔 앞에서 첫 날 모여서 봉고차를 타고 Skálafell에 있는 SEEDS 숙소로 이동했다. 처음에 도착했을 때에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고 정말 산 중이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시내와 가까웠다. 두 번째 주에 지낸 곳이 정말 산이었다. 스키장 바로 앞 스키캐빈에서 지냈다. 두 곳 모두 와이파이가 안되었다. 첫 째 주에 와이파이가 꼭 필요한 일이 있어서, 일이 끝난 후 호스트 아저씨가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에 데려다주셔서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하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걸어서 갔다. 첫 째 주에는 매일 아침 호스트 아저씨가 차로 데리러 오셨다. 두 번째 주에는 바로 앞이기 때문에 걸어갔다. 두 스키장 모두 호스트 아저씨 것이 아니라 아이슬란드 것이고 아저씨는 관리와 운영을 한다고 했다.
리더 한 명과 나를 포함한 단기 봉사자 여섯 명이 우리 캠프 멤버였다. 사람 수가 적어서 나는 당연히 한국인은 나 하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한국인 친구 한 명이 더 있었다. 워크캠프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한국인이 참 많다고 한다. 정말 지구 반대편에 위치했는데도 많이들 온다니 신기했다. 나 같은 교환학생이 많이들 오는 것 같았다. 우리 캠프에 함께한 한국인 친구 수현이도 스페인에서의 교환학생을 끝내고 여행 도중에 워크캠프에 참가했다고 했다. 리더인 매튜는 일을 시키지 않고 일을 같이 했다. 다른 리더들은 일을 시키고 서류 작업한다고 숙소로 돌아가기도 하거나 옆에서 일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기도 한다던데, 우리 리더는 함께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다들 같이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긴 했지만 프랑스 여자인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워크캠프에 함께한 프랑스에서 온 카롤린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지내면서 친해져 좋았다. 프라하에서 온 케이트는 밝고 말을 잘해서 재밌게 얘기를 나누면서 지낼 수 있었다. 워크캠프 후에 프라하에 여행을 간다고 하니 프라하에서 꼭 가라고 카페와 바, 공원을 추천해줬다. 내가 프라하에 있는 동안에 케이트는 가족과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서 함께 프라하를 즐기지 못해 아쉬웠다. 매번 무슨 얘기를 하던 자기가 사는 텍사스와 비교하며 텍사스를 너무도 싫어해서 우리를 웃게 했던 도미닉. 그리고 연세가 있으시지만 제일 열심히 일하셨던 이탈리아에서 온 프랭크. 모두들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첫 번째 주에 한 일은 쓰레기를 줍는 것과 산악자전거를 타는 산에 있는 길을 정비하는 것이었다. 첫째 날에 쓰레기를 주워서 분리수거를 하고 옮겼다. 주된 일은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눈이 오면 스키장으로 쓰이고 눈이 녹으면 자전거를 위한 곳으로 쓰인다고 했다. 우리의 임무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갈퀴로 돌을 치우고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단순 노동이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모두 열심히 해서 일을 빨리 빨리했다. 워크캠프에 가기 전에 서양 애들은 동양 애들보다 일을 설렁설렁해서 가서 힘들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우리 캠프 친구들은 일을 정말 열심히 했다. 몸이 쑤시고 피곤했지만 투덜대는 사람하나 없이 열심히 일했다. 산 위에서 일하니까 산 아래와 다른 산들이 쭉 보이고, 구름이 쭉 보였다. 재밌고 신기했던 것은 일정한 구역에만 비가 내리는 것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비구름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그래서 일하다보니 어느새 우리가 그 구름에 갇혀있었다.
두 번째 주에 한 일은 쓰레기를 줍는 것과 페인트칠 하는 것이었다. 블루 마운틴으로 이동한 첫째 날은 스키 슬로프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주웠다. 매우 가파른 경사로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며 쓰레기를 줍는 일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두 손 가득 쓰레기를 쥐고, 길다란 나무 막대기는 계속 아래로 던지면서 내려오기도 했다. 그 다음날은 비교적 평지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쓰레기가 마구 널려있는데 주워도, 주워도 티도 안 나고 구역도 매우 넓어서 일을 할수록 기운이 나지 않는 일이었다. 게다가 비까지 많이 와서 쫄딱 젖게 되었다. 그래서 완전 방수되는 커다란 옷과 장화를 빌려서 일을 마쳤다. 쓰레기 줍는 일이 지겨워졌는데 다행히 그 다음에는 페인트칠 하는 일을 했다. 처음해보는 일이었지만 어렵진 않았다 꼼꼼히 열심히 칠했다. 높은 곳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칠해야 했다. 무서워서 올라가기 싫었지만 극복해보자는 생각으로 사다리를 올라가서 열심히 페인트칠했다. 하고나니 무서움을 참을 수 있었고 내가 해냈다는 사실이 매우 뿌듯했다. 남들이 볼 땐 별거 아니겠지만 나만의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생각에 혼자서 기뻤다.
첫째 주 금요일에 일을 조금만 하고 호스트 아저씨가 국립공원에 데려다 주겠다 했다. 그래서 신나게 국립공원에 가서 얘기도 듣고 구경도 했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판의 경계에 가니 현장학습에 온 기분이 나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간헐천과 폭포에도 데려다 주셨다. 그리고 신기한 그네도 탔다. 주말에는 hot river에 갔다. 산에서 물이 흐르는데 뜨거운 물이다. 올라갈수록 뜨거운 물이다. 신기했다. 김이 펄펄 났다. 물에 들어가서 놀 수도 있었다.둘째 주에 이동한 숙소에 정글스피드라는 게임카드가 있어서 매일 정글스피드를 했다. 게임 자체도 신났는데 나중에는 벌칙을 만들어서 해서 더 재미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동굴에 갔다. 동굴이 엄청 많았다. 내가 생각했던 마그마가 끓는 모습을 보는 건 아니어서 좀 아쉬웠다. 일이 끝나고 레이캬비크에 있는 수영장에 가기도 했다. 아이슬란드의 수영장에는 따뜻한 물이 있어서 날씨는 추워도 야외수영장을 즐길 수 있다.
첫째 주에는 조를 나눠서 돌아가면서 식사준비, 청소를 했는데 둘째 주에는 알아서 적당히 돌아가면서 자발적으로 식사준비와 청소를 했다. 나는 요리를 못해서 시키는 데로 자르고, 다듬으면서 요리를 도왔다. 한국적인 음식을 해주고 싶었지만 잘 못하니까 자장라면과 소주를 챙겨갔다. 친구들이 좋아했다.
아이슬란드를 떠나고
처음에는 정말이지 적응이 안 되었던 아이슬란드의 백야. 시간이 아무리 늦어져도 하늘이 전혀 깜깜해지지 않았다. 어둑어둑해지려나 하는 수준이 제일 어두운 순간. 신기했다. 고작 2주 지냈는데 고새 백야에 익숙해져서 프랑스 릴에 돌아온 저녁에 깜깜해져 당황했다. midnight sun을 보려고 산에 올라갔다. 그 늦은 시간에 해가 지고, 미처 하늘이 깜깜해지기 전에, 해가 지고 몇 시간 뒤에 해가 다시 뜬다. 그런 곳에 내가 있었다.
다른 여행 계획에 치여서 정신이 없어 아이슬란드는 딱 2주로 비행기 일정을 짰다. 그게 후회되었다. 자연이 그대로인 그 곳을 더 여행하고 싶어 아쉽다. 다음엔 겨울에 와서 오로라를 보고 싶다. 블루라군에도 가고, 빙하도 볼 것이다. 아쉬움이 다시 꼭 오겠다는 기대로 마음에 남았다. 이제 공항에서 레이캬비크행 표시를 보면 새롭다. 그 비행기에 타고 싶다. 레이캬비크행 비행기에 오르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