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페인, 낯선 떨림이 설렘으로 바뀐 순간

작성자 박재희
스페인 CAT21 · ARCH 2012. 07 Begues

Archeology in Garraf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참가하는 워크캠프지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를 타고 중간에 GAVA 라는 역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렇다고 농장이 있거나 하는 시골은 아니었다. 기차와 버스로 40분정도로 바르셀로나에 있는 가장 큰 산츠역에서 가까운 편이었다.

처음 참가하는 워크캠프 그리고 낯선 외국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떨렸다. 미팅포인트로 향할 때도 긴장을 많이 했다. 다행히 GAVA에 무사히 도착해 버스 정류장에 갔을 때 배낭과 캐리어를 들고 있는 캠퍼 3명을 만날 수 있었다. 만나서 인사를 하고 버스를 기다리며 자기소개를 했다.
처음에 만난 친구 3명이 마지막까지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친구들이다.

우리의 미팅포인트는 마을의 중심지였다. 일요일이라서 사람들이 노천카페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 외에 캠프리더를 기다리고 있는 캠퍼들이 몇 명이 있었다. 함께 얘기를 나누고 캠프리더가 와서 다 함께 캠프지로 이동하였다. 우리는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지내게 되었다. 첫 날에는 서로의 나라와 이름을 적어서 벽에 붙여놓고 이름을 외우는 게임을 하였다. 마치고 나서는 수영장을 갔다. 그곳은 앞으로 우리가 일을 끝내고 매일같이 가는 수영장이다. 첫 날은 일은 없었고 오리엔테이션 함께 보여서 얘기를 하는 정도였다. 22명의 많은 캠퍼들로 나는 ‘언제 이름을 다 외우지’ 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다들 금방 친해져서 금방 외울 수 있었다. 그리고 식사는 학교여서 그런지 급식실이 있었다. 우리는 요리를 하지 않았고 초등학생들 몇 명과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이 된 것은 둘째날이었다. 아침 7시 기상이라고 우리 타임테이블에는 적혀 있었지만 다들 피곤한 탓인지 첫 날은 다들 조금 늦게 일어났다. 우리는 그룹을 4그룹으로 나눴다 ‘이집트인’ , ‘마야인’, ‘로마인’ , ‘사무라이’ 로 나눠졌다. 그룹은 돌아가면서 아침에 다른 조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휴식시간에 먹을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바게트로 만든 샌드위치였는데 재료는 부실했다. 하루는 치즈만, 하루는 살라미만, 하루는 하몽만 들어가 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일을 하고 쉬는 시간에 먹는 샌드위치 였다. 나중에는 샌드위치는 우리에게 있어서 ‘애증의 존재’가 되었다. 결국 우리는 우리 워크캠프의 이름을 지었는데 ‘Sandwich Camp’ 였다. 아직도 우리는 페이스북에 서로를 부를 때 ‘Sandwich People’ 이라고 부른다. 나중에 사진을 찍을 때도 우리는 ‘Cheese’ 대신 ‘Sandwiiich’ 를 위치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오전에 하는 일은 Archaeology 고고학으로 동굴 안과 밖에 있는 땅을 파고 그 안에서 자원을 찾아내는 일을 하였다. 동굴 입구를 깨끗하게 만들고 주변 나무들이나 잡초를 뽑기도 했다.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조금 웃긴 얘기가 있는데 대부분 ‘Why are you choose this camp?’ 라고 물으면 ‘I thought it’s not bad’ 라고 대답을 했다. 그 중에는 정말 고고학에 관심이 있어서 선택한 2명이 있긴 했지만. 우리가 일하는 곳은 초등학교에서 걸어서 15분에서 20분정도 걸리는 Can Sadurni 동굴에서 일을 했다. 오전일을 하면서 우리가 제일 싫어했던 말이 있는데 바로 ‘Make a line!!’ 이었다. 공구를 옮기거나 우리가 커다라 돌덩어리 등을 옮기기 위해서 일렬로 줄을 서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었는데 우리가 가장 싫어했던 말이다. 다들 ‘Make a line’ 이라고 하면 ‘No more line’ 이라고 하거나 도망치곤 했다. 처음엔 나만 힘들어 하는 줄 알았지만 다들 나와 생각이 같다는 걸 보면서 웃겼다. 다행히 친구들이 재밌고 좋은 사람들이어서 즐겁게 일했다. 우리가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Maroon5 의 ‘Moves like Jagger’ 였다. 결국 이 노래도 우리캠프의 대표곡이 되었다. 어김없이 오전일이 끝나고 나면 온몸이 먼지, 모래, 흙투성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수영장에 갔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일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면 씻고 밥을 먹었다. 급식은 맛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다 함께 얘기를 나누며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밥을 먹고 난 뒤에는 각자 자유시간이 있었는데 자거나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초등학교에서 농구를 하면서 놀았다. 처음엔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몰라서 다들 마을 카페에 가서 인터넷을 사용하곤 했다. PIK & BEER 라는 곳이었는데 우리 캠퍼들이 많이 가서 그런지 주인분과도 친해지고 도너츠 등을 공짜로 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마을로 나가면 사람들의 눈길을 한눈에 받았다. 처음엔 다들 우리를 보는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지만 나중엔 점차 괜찮아졌다.

우리는 게임을 자주했다. 하루에 2개 이상은 했다. 다들 조금은 유치한 게임에 귀찮아 할 때도 있었지만 게임을 한 덕분에 우리가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Love Postman’ 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니또와 비슷한 게임(?)이다. 우리는 ‘Secret Friend’ 마니또도 했지만 ‘Love Postman’ 이 더 재밌었다. 부담이 없었기 때문일까? 매일 우리는 누군가에게 쪽지를 써서 보냈다. 익명으로 오는 편지를 받고 항상 즐거웠다. 그리고 ‘Love Postman’을 만들어서 배달을 해주는 것도 재밌었다. 하루는 나도 ‘Love Postman’ 이 된 적이 있었다. 아직도 친구들이 보내준 쪽지는 잘 간직하고 있다.

오후에 하는 일로는 우리가 파낸 ‘SILEX’, ‘BONE’ 등등을 깨끗이 씻는 작업을 했다. 다들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물로 씻어내고 또 씻어냈다. 나중에 씻은 돌이나 뼈에는 이름을 쓰는 방법도 배웠다. 단순히 씻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서 심심해서 우리는 씻으면서도 게임을 했다. 끝말잇기나 나라이름 말하기 등을 했는데 재밌었다. 끝말잇기를 하는 중에 기린 ‘Giraffe’ 단어로 논쟁(?)이 일어난 적도 있다. 끝에 오는 단어가 ‘f’라고 주장하는 애들과 ‘e’라고 주장하는 애들이 있었다. 결국 ‘e’로 판결이 났다.

그리고 우리는 트래킹을 한 날도 있었다. National Park 라고 있었는데 다 함께 일을 마치고 수영장에 안가고 바로 트래킹을 하러 갔다. 날이 더워서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너~무 힘들었다. 평소에 등산도 안하고 운동도 안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거의 2시간 정도를 걸어서 올라갔다. 도중에 포기하고 내려가고 싶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얘기하면서 올라갔다. 이 때 너무 많이 걸어서 친구들끼리 이건 ‘Workcamp’가 아니라 ‘Walkcamp’ 같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가서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시원한 바람도 불고 아래를 내려다 보면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는 올라가서 다 같이 또 샌드위치를 먹었다. 하루에 2번 먹었지만 그날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 함께 바다도 놀러가고 바르셀로나 시내도 놀러가고 같이 관광하고 너무 즐거웠다. 친구들이랑 있는 시간이 너무 너무 행복했다. 마지막엔 마을 축제도 있었다. 조금 큰 축제였는지 다른 동네에서도 우리 마을로 많이 놀러왔다. 이틀 동안이었는데 폭죽도 터뜨리고 사람들끼리 같이 춤도 추고 축제 마지막 날이자 우리 캠프의 마지막 밤에는 클럽DJ까지 와서 밤새도록 춤을 췄다. 나랑 벨라루스에서 온 친구가 정신 못차리고 춤을 추고 있자 다른 친구가 우리를 학교까지 끌고갔다. 알고보니 그 때 시간이 새벽5시였다.

우리는 이렇게 2주 동안 많이 일들이 있었다. 일 하는건 항상 비슷했지만 같이 함께 생활하면서 재밌는 일들도 정말 많았다. 당연히 헤어지는 날엔 다들 울음바다였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마지막 날엔 화장도 안 했다. 내가 울 걸 알았기 때문에! 한명 한명 떠나 보내며 계속 울었다. 나는 거의 마지막에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가기 전에 화장을 하고 캠프지를 떠났다. 우리는 아직도 Facebook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 아직도 서로 보고 싶다며 ‘Miss everybody Sandwich People’ 이라며 외친다. 나에게 처음인 워크캠프는 많이 것들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정말 좋은 친구들 21명을 나에게 소개시켜 주었고 워크캠프가 아니었으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그런 것들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지금은 친구들과 같이 마셨던 1유로짜리 팩에 든 상그리아, 맥주, 맛 없다며 다들 투덜대던 급식으로 나온 차가운 밥, 거의 매일 가던 PIK&BEER, 우리가 자주 가던 PUB, 초등학교 운동장, 수영장 너무 그립다. 그리고 친구들 너무 많이 그립다. 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 준 워크캠프.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2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