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발리, 신들의 섬에서 봉사를

작성자 이민선
인도네시아 DJ-64 · RENO/ DISA 2012. 07 - 2012. 08 인도네시아 Jimbaran

JIMBARAN PROJEC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생이 되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 바로 ‘해외봉사’를 이번 여름에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말이죠. 저는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발리에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들을 마음 속에 가득 담은 채 돌아왔습니다. 저만 간직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 저는 에피소드 별로 경험담을 공유할까 합니다. 그러기에 앞서 제가 참가했던 워크캠프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저는 짐바란에 위치한 SLB Disabled school이라는 장애인 학교에서 교육&건물보수의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워크캠프에 참가했던 국가는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이렇게 총 6개국이었고, 참가자수는 총 14명이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워크캠프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Misson 1! 바로 학교 내의 기념품 가게를 단장하라는 임무였습니다. 저희에게 주어진 것은 오직 포장지와 각종 학용품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저희는 각자 나라의 언어로 쓰여진 환영 문구, 기념품들을 설명하는 책자, 그리고 문을 장식하는 문고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부족한 재료로 머리를 맞대며 같이 만들어가면서 저희는 그렇게 차근차근 서로를 알아갔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기념품들을 학생들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기에 학생들을 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었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안녕하세요’ 환영 문구는 아직도 잘 있겠죠?

Misson 2! 워크캠프 활동 중 가장 중요했고 가장 뜻깊었던 바로 교육봉사입니다. 저는 총 3반을 맡았었는데요, 모두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이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갔던 첫 날 신기함 반, 반가움 반 가득한 표정으로 저를 환영해주던 학생들이 떠오릅니다. 수업을 할 때마다 떠드는 학생 한 명 없이 모두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에게 집중해주던 학생들이었습니다. 장애가 있음에도 오히려 저보다 더 밝고, 또한 미술, 예술, 체육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던 학생들. 그리고 무엇보다 생전 처음 보는 저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며, 같이 지내는 내내 멀리 있어도 달려와서 인사하고, 같이 사진 찍어달라고 하던 학생들이 있었기에 저의 여름이 더 빛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떠나는 날, 친했던 남자 꼬마애가 우는 것을 보며 저는 다음에 꼭 다시 한번 발리에 오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제게 진정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그들이 너무 고맙고, 보고 싶습니다.


Misson 3! 학교 건물 페인트칠하기 입니다. 처음에는 페인트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 막막했었습니다. 더운 낮에 끊임없이 사포질을 하고 있다 보면, ‘여기서 뭐하고 있지? 이거 다 끝낼 수는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페인트칠 하는 동안에는 전혀 진전이 없는 것 같이 보이던 것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모양새를 점점 갖춰가는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페인트칠은 너무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일하다 모두 바닥에 벌렁 누워 쉰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끝이 없을 것 같던 페인트 작업은 결국 워크캠프가 끝날 무렵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무척 힘들었지만 힘들고 고된 만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페인팅 할 때 같이 춤추고 노래 부르던 일, 같이 나눴던 많은 얘기들, 누워서 쉴 때 보았던 하늘, 저희를 도와주러 왔던 학생들.. 앞으로 페인트칠을 몇 번이나 해볼까요? 다음 워크캠프 때는 또 다른 힘든 일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Misson 4! 발리 전통의상과 메이크업으로 정통 발리인 되보기 입니다. 이것은 미션이라기보다는 재미있었던 추억인데요. 학생들이 직접 메이크업, 의상을 담당해 주었습니다. 놀랍게도 학생들의 솜씨가 아주 대단했습니다. 처음엔 머리, 그 다음은 화장, 마지막은 의상. 이렇게 차례차례 바뀌어가는 모습에 서로 ‘Amazing’ ‘Wonderful’ ‘Beautiful’을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습니다. 완벽하게 발리인으로 변신하고 나서는 학생들이 알려주는 대로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왕과 왕비, 공주, 웨딩사진.. 이렇게 컨셉도 정해가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우리 모두 꼭 연예인이 된 것 같다며 좋아했었습니다.


Misson 5! 대망의 마지막, Food exchange day 입니다. 각자 자신의 나라 음식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저희끼리도 교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은 비빔밥과 불고기, 대만은 계란수프와 해물, 인도네시아는 여러가지 현지음식, 이탈리아는 파스타, 네덜란드는 팬케잌을 만들었습니다. ‘더 많이 만들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저희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는 각자 엄마미소, 아빠미소를 지었습니다. 저희들과 학생들과 같이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문화교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5가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경험담을 적어봤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중간에 웃기도 하고,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번 워크캠프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제게 ‘터닝포인트’가 되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가치인 ‘사랑’을 알려주었고, 그로 인해 제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현재 한국에서의 삶도 더 열심히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받은 것이 더 많은 것 같군요. 나중에 꼭 다시 오겠다고 했던 학생들과의 약속, 그리고 다시 꼭 만나자고 했던 친구들과의 약속, 나중에 꼭 지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