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뜻밖의 난관 속 해피엔딩

작성자 한새라
아이슬란드 WF12 · ART/ENVI/RENO 2012. 09 레이캬빅

Farm life - nature, art and renovation in fjord of the whale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독일에서 현재 교환학생인 나는 긴 여름방학을 어떻게 특별하게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워크캠프에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쉽게 갈 수 있는 나라보다는 평소에 여행으로 가자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슬란드로 선택했다.
아이슬란드에 가려면 영국에 들렀다 가는 방법뿐이라 영국에 몇 일 여행을 하다가 아이슬란드로 갔다. 영국에서는 날씨도 너무 좋고 재미있었어서 기대를 품고 갔던 아이슬란드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워크캠프 합격결과가 잘못 통보된 것..! 게다가 날씨 또한 여름이었던 영국과 반대로 겨울날씨였다. 또한 그날따라 바람이 너무 심해서 태풍수준에 20kg에 육박하는 이민가방과 배낭을 매고 낑낑거리며 도착했다. 다음날 아이슬란드에 도착해서 사무실에 갔을 때 같이 갔던 언니의 이름은 있었는데 내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그런데 캠프 멤버 중 연락이 안됐었던 사람이 있는데 그 자리로 들어가면 되겠다고 하여 갔지만 다음날 그 독일여자분이 비행기연착으로 인해 늦게 도착했다는 소식이 왔고 나는 다시 다른 워크캠프지로 가야 했다. 내 생각과 달리 캠프 숙소가 1인 1실에 식사 제공까지 너무 완벽했던 곳이라 떠나기 너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 또 차를 타고 이동했다.

새로운 캠프지 입성,
이전의 캠프지에서는 7명의 단출한 멤버였지만 이곳엔 우리 포함 12명.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다. 1인 1실이었던 이전에 캠프 숙소와는 다르게 정신병원이었다는 이 숙소는 약간은 음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의 캠프 멤버들을 조용하고 약간은 가까워지기 힘든 분위기였다면 이번 캠프멤버들은 너무 다정하고 쾌활해서 내가 이 사람들을 만나려고 고생했나 싶을 정로 너무 좋았다.
우선 우리는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오늘 저녁과 그 주의 식사당번을 정했다.
음식을 하는 동안 일본 친구들이 색종이를 가져와서 함께 종이 접기도 하고 식사준비도 도와가면서 처음이라고 말하기 무색 할 정도로 빨리 친해졌다.
다음날 이제 일을 하러 차를 타고 이동했다. 첫날은 레이캬빅에 있는 리더들의 캠프지 뒤쪽에 있는 쓰지않는 건물을 새로 페인트칠하는 작업을 했다. 페인트칠은 처음이라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천장도하고 좁은 곳에서 하려다 보니 이곳 저곳 쑤시고 아팠다. 하지만 이 정도면 할만하다 싶고 눈으로 완성되는게 보여서 뿌듯하기도 한 느낌이어서 나름 재밌다고 느꼈다. 그리고 점심은 작업장에서 점심 당번인 친구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먹고 저녁도 먹고 하면서 각자 자기나라 음식들을 만들면서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보게 되었다.
다음날은 멀지 않은 곳에 쓰지 않는 낡은 작업실(?)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곳에 파이프를 심기 위해서 집의 테두리 부분을 모두 50센티미터를 삽으로 파야 한다고 했다. 삽질은 처음 해보는데 땅이 돌이 많은 땅인데다가 날씨까지 너무 춥고 비도 와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친구들과 워크캠프에서 제공해준 수영장 티켓으로 수영장도 가고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며 힘들었지만 열심히 일했다.
주말에는 Exculsion으로 차를 빌려서 아이슬란드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여행했다. 아이슬란드의 살인적인 물가로 인해 최소한 경비를 아끼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을 샌드위치를 싸서 여행했다.
스위스 또한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유명하지만 그곳이 관광을 위한 다듬어진 자연이라고 생각 될 정도로 아이슬란드는 자연 그 자체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여행하기에는 다소 힘들기도 했지만 감탄을 자아냈다. 폭포와 화산 빙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이 나라에는 다 있었다. 정말 신기한 나라인 것 같다. 또한 그 자연 그대로를 훼손하지 않고 간직하며 살아가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인상 깊었다.
그렇게 주말에는 여행을 다니면서 알차게 한 주를 보내고 다시 땅을 파는 한 주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농장주인이 더 깊게 파야 한다며 총 1미터를 파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했다.
50센티미터도 정말 힘들게 했는데 1미터는 우리의 모든 의욕을 잃게 했다. 나와 같이 간 언니는 불가능하다며 투정을 부렸지만 친구들은 할 수 있다며 해보자고 하는 모습에 나보다도 어린 친구들이었지만 어른스럽다고 생각했고 외국인들의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점은 작은 돌이 아니고 바위 정도의 큰 돌들이 너무 많아서 땅을 파는데 어려움이 컸다.
우리는 그 돌들로 수많은 탑을 쌓았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1미터를 팠다. 하지만.. 우리에게 좌절의 시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파이프를 심으러 온 분이 너무 깊다며 돌을 다시 넣어야겠다는 것이다. 돌 때문에 힘들었는데 그 돌을 다시 집어넣으라니 정말 이번에는 열심히 해보자던 친구들마저도 뿔이 있는 데로 났다. 어쩔 수 없이 돌을 다시 집어넣고 파이프를 심고 일을 마쳤지만 그 과정에서 힘들었지만 같이 힘든 일을 겪으면서 관계가 더 두터워지고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힘든 일이 있고 다음날 저녁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는 오로라를 보게 되었다. 우리 모두 정말 흥분해서 뛰쳐나갔다. 그곳에 8개월 동안 있었다는 캠프리더도 처음 보는 거라며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 거라고 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위시 리스트중에 오로라도 있었는데 직접 보게 되어 정말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솔직히 아이슬란드에서의 워크캠프 자체는 너무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버텼던 것 같다. 2주의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가족 같은 친구들과 헤어질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올 겨울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웃으며 헤어졌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울고 웃던 생활들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짧게 느껴져서 가끔은 아이슬란드에 있었던 게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아련하기도 하다. 우리는 겨울에 오스트리아에서 스키를 타러 다시 만날 약속을 잡고 있다. 워크캠프를 통해 물론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앞으로 남은 내 유학생활에 힘을 실어준 워크캠프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