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Heilsbronn, 2주간의 특별한 성장 독일

작성자 이은비
독일 IBG 13 · CONS/ENVI 2012. 07 - 2012. 08 Heilsbronn

Heilsbron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이번 여름에 2주 동안 지냈던 나의 독일워크캠프는 약 2달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꿈만 같다. 사실 워크캠프를 참여하고 첫 3일 정도까지는 후회를 많이 했다. 내 영어회화실력에 대해서도 많이 안타까웠고 좀더 공부를 하고 왔어야 하는 건데, 하며 친구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함에 있어서 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몸짓과 느낌, 표정으로 말은 다 통했지만 내 속에 있는 얘기나 자세한 상황 등을 설명할 때에 부족한 영어실력 탓에 표현의 어려움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고 봉사활동을 하며 추억도 생기고, 주말엔 근교로 여행가서 정말 많은 사진을 남겨오고 이런저런 장난도 치게 되니까 점점 정이 들었나 보다. 워크캠프기간이 일주일도 안 남았다는 걸 느꼈을 때는 기간이 좀더 길어졌음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잘 지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각각 다른 나라에서 다른 생활을 하며 지내온 친구들인데 한자리에 모이니까 서로의 생활습관과 언어와 문화의 차이점도 느꼈지만 친구들의 본성은 정말 다 착했다. 우리가 동양인이라고 무시하거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친구는 한 명도 없었고 오히려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보며 신기해했다. 어떤 단어가 나오면 이 단어는 한국어로 어떻게 말해? 라고 물어보며 우리나라말을 가르쳐주면 발음을 따라 해보고 웃었다. 또 같은 한국인친구가 우리나라의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을 몇 가지 들려주었는데, 다 신나는 곡 이었고 아이들은 저절로 춤을 추며 가사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나도 각각 나라에서 뭐가 유명한지, 그 나라에선 이런 말을 뭐라고 하는지 등을 물어보며 문화의 다양함을 느꼈고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이런 경험을 내가 신청했다는 게 백번이고 잘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할 때에는 거의 유치원에 갔는데, 남자애들은 건축과 관련된 일을, 여자애들은 주로 환경개선작업을 하였다. 우리는 유치원울타리위로 길게 난 나뭇가지들을 다 자르고 치우는 일을 하였고 남자들은 유치원아이들을 위한 나무정자를 지어주었다. 정말 고되고 힘들어 보이는 일이었는데 남자애들이 불평하나 없이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또 유치원에서 독일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주며 놀기도 하였는데 비록 말은 안 통하지만 이것저것 영어로 말도 시켜보고 몸짓으로 대화하니까 아이들이 좋아해주었다. 일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그날의 당번인 친구2명이 저녁식사를 준비해놓고 있는데, 매일마다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친구들이 만들어줘서 매번 다른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자유시간이어서 각자 컴퓨터를 하기도, 포켓볼을 치기도 하고 방에서 대화도 나누고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와 한국인친구가 한국에서 자주하는 게임들을 알려줬는데 친구들이 정말 재미있다며 계속 같이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또 일부는 수영장에 가기도 했고 앞마당에 나가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농구를 같이 하기도 했다. 나는 이렇게 혼자서 멀리 여행을 온 게 처음이고 혼자 다니면 위험하기도 하고 외로울 것 같았으나 워크캠프 때 친구들이 항상 같이 있었기에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 그리고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주말을 이용해 근교로 놀러 갔던 여행인데, 우리 숙소에서 가까운 뉘른베르크와 뮌헨을 하루씩 다녀 왔다. 우리는 2,3개 그룹 정도로 나누어서 무리를 지어 다녔는데 여행도 여행이지만 친구들과 같이 다니다 보니 재미와 감동은 배로 상승했다. 여행지에서 밥도 같이 먹고, 사진을 찍고 앉아서 담소를 나누며 쉬어가기도 하고 현지인들과도 대화 몇 번 나누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지냈다. 저녁이 되어서는 독일의 유명한 레스토랑을 다 같이 가서 독일맥주와 함께 먹고 즐기며 추억을 남겼다. 점점 우리가 헤어질 날이 가까워오자 친구들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드디어 마지막 헤어지기 전날. 전날부터 우리는 전부 우울한 얼굴을 하고 서로의 연락처와 e메일 주소, 페이스북 계정 등을 공유했고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마지막 밤에 워크캠프 2주 동안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이 “우리가 만났던 날,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던 것을 난 기억해.” 하고 말하면 다른 옆의 친구는 “ 우리가 뮌헨으로 여행을 간 날에 누구누구가 실수해서 다같이 웃었던걸 난 기억해.”하며 계속 추억말하기를 하는데 그 동안 있었던 일이 회상되면서 슬프고 아쉬웠다. 2주란 시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진 게 처음인 것 같다. 결국 마지막 날이 왔고 차례차례 한 명씩 떠나면서 고맙다는 말과 작별인사를 하며 보내는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처음에 왔을 때에는 의사소통 때문에 고생을 많이 겪었지만 2주 동안 같이 지내온 정이 그 고생들을 다 무마시킬 정도로 깊었나 보다. 친구들과는 요즘에도 SNS를 통해서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때를 추억하곤 하는데, 내게 외국인친구들이 많이 생기게 된 것도 참 좋은 일이다.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하고, 정말 많은 추억을 남긴 뜻 깊은 경험이었다. 다만 이 좋은 경험을 늦게 알게 된 게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다. 좀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방학 때 몇 번을 더 갈 수 있었을 텐데.. 4학년이 된 지금은 다시 워크캠프를 참여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만나면 워크캠프 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추천하고 있는데, 내가 먼저 경험을 해서 이렇게 말 해줄 수 있는 게 자랑스럽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