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레이캬비크, 예술로 물든 2주

작성자 최형인
아이슬란드 WF151 · CULT/ART 2012. 06 레이카비크

Visual art in Reykjavik and the south of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2주간 여행을 하고 워크캠프 시작 하루 전 숙소에 도착했다. 미리 도착한 그리스 여자아이와 미국에서 온 할머니와 인사를 하고 그 다음날 미팅을 가졌다. 주제가 비주얼 아트인 캠프였기 때문에 사진 관련한 활동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캠프 리더는 두명이 있었는데, 프랑스 여자분은 그래도 우리 신경 써 주고 뭐라도 해 주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스페인 남자분은 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음주중에 레이캬비크 필름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그것이 주 목적으로 지금 레이캬비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고 심지어 그 페스티벌 준비로 인해 이틀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저녁 먹을때만 나타나 밥만 먹고 사라진 적도 있었다. 프랑스 여자분도 이번이 처음으로 맡은 캠프라 잘 짜여진 계획은 없었고 그냥 그날그날 따라 할 것을 정해놓고 하는 정도였지만 스페인 분보다는 훨씬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어 고마웠다.
원래 정원은 10명도 넘는 거였지만 지금이 비수기라 우리 캠프는 6명이 전부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캠프 참가자들이 너무 좋아서 리더에 관한 것을 무마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처음 며칠 동안은 수도 안의 캠프 건물 안에 있다가 시골로 이동해서 그곳 농장일 하시는 분들의 사진을 찍고 전시를 했다. 그런데 캠프 신청할때 같이 보았던 farm life 와 photo marathon이 합쳐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캠프 주제인 visual art 라는 특색이 보여질 만한 활동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시골에서 3일간을 보내고 마지막에 전시랍시고 사진을 인쇄해서 (액자도 부족했다) a4그대로 테이프로 벽에 붙이고 나오는 것이 끝이었다. 그 농장에 방문해서 사진을 찍거나 주인을 인터뷰 할 때도 8명이 같이 1km 상당을 걸어가서 그날 약속을 잡고 돌아오고, 또 그 다음날 방문하고, 주인이 없으면 그 다음날 또 오고 해서 3일간 내리 방문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농장이라서 귀여운 동물들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시간과 비용 에너지면에서 낭비였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오는 날에는 레이캬비크에서 차가 2시에 온다고 했다가 5시에 온다고 했다가 결국엔 7시에 와서 그날 하루종일 한 것 없이 레이캬비크엔 10시 넘어 도착했다.
이렇게 별로 한 것 없이 흘러가기만 한 캠프리더의 무계획성과 프로그램의 짜임은 정말 정말이지 아쉬웠다. 특히 우리 조엔 저번주부터 다른 캠프에 이어 참가한 미국인 여자아이가 있었기에 그 캠프와 당연하게 비교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저번 캠프때는 리더가 저녁에 자기 집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숙소에서 먹고 자고 놀고, 또 주말에 excursion 갈 때도 장소마다 설명도 절절하게 해 주고, 식사때 1인 예산도 더 많았으며, 프로그램도 더 짜임새가 있었다고 했다. 이렇듯 아쉬운 건 정말 많았지만 그래도 기타 친구들과 함께한 소소한 시간은 매우 재밌었다.
자유시간 때에는 함께 WF티켓이 있으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수영장에 가기도 하고, 주변 가게에서 제품을 구경하기도 하고, midnight sunset이라고 자정에 해가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는 것을 바이킹보트에서 구경도 하고, 함께 시간내어 바에도 같이 가고, 프로젝터 빌려 영화도 같이 보곤 했다. 주말에 한 공식적인 투어인 excursion은 너무 비싸기도 했고, 다른 캠퍼들이 투입되었고, 또 우리가 헤어지기 직전 주말에 한 것이라 그것보다는 이런 소소한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사진에 관심 많은 친구들이 많았고, 캠프도 사진이 메인이었는데,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그리고 iso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해 주고 배우고 연습하는 시간들은 좋았다. 또 전에 아이슬란드 캠프에 참가했었던 프랑스인 친구가 한 곡을 정하고 여러 장소에서 비디오를 찍어서 뮤직비디오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반나절동안 시내 곳곳에서 춤추는 우리 모습들을 촬영했는데 정말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그리고 마지막날엔 그룹 사진들과 각자 고른 사진들을 함께 보고 캠프를 끝마쳤는데 감동적이었다.
막상 처음에는 2주는 길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조가 서먹서먹한 감이 있어서 처음부터 친해지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에 헤어질 때가 될수록 더 안타까웠던 것 같다. 다음에 캠프에 참가하게 된다면 캠프앞,뒷날로 머무르는 날을 더 잡을 것이다. 그리고 워크캠프, 특히 worldwide friends에 요구하는 것은 캠프 리더에 관한 정보를 더 알려주었으면 좋겠고, 인포쉿이 올 때 그 프로그램의 스케줄이 모두 짜여져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이 캠프가 리더에 따라 복불복인 경향이 강한데 그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운으로만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을 것이 분명한 사람들과, 한번도 같은 문화권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과 같이 먹고 자고 2주간 생활하는 것은 정말 귀중한 경험이었다. 끝을 알면서 지금이 영원일 듯 지내는 경험은 이 캠프가 아니었더라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가 지지 않았던 아이슬란드에서의 캠프는 내게 이렇게 묘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