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낯섦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

작성자 유진솔
아이슬란드 WF154 · EDU/ENVI 2012. 09 Reykjavik

Eco messengers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일단 처음에 나는 워크캠프라는 것에 대해 무지한 상태였으며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도중에 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 막연히 나도 하고 싶다.. 라는 마음으로 지원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합격하고 나서 비행기표나 미팅포인트까지 가는 방법들을 알아보면서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후회까지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불안감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고 아이슬란드에 도착해 같은 워크캠프를 2주 동안 진행할 친구들을 보니 낯도 가리게 되고 약간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고 나니 점점 적응이 되어가고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웃으며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워크캠프를 제대로 즐겼던 것 같다.
내가 참가했던 캠프는 eco messengers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약 2주동안 천혜의 환경을 가진 아이슬란드의 자연활용법부터 사소하게는 현재 각자의 가정에서 하고 있는 분리수거가 과연 옳은 방법이었는가 하는 것까지 직접 알아보고 조사한 뒤 현지 고등학교에 가서 ppt나 하드보드지등을 이용해 발표하고 알려주는 것이었다. 또 중간중간 학교에 가서 학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할 드럼연주라던가 공원에 나무심기 같은 소소한 일도 했다. 사실 에코메신저가 이번에 처음 개설된 캠프였고 딱히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뭘 발표해야 할지 굉장히 막막했다. 그래도 매일 아침 끊임없는 회의와 의견교환으로 우리는 에코퀴즈, 에코게임 그리고 ppt 등을 만들어냈고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2군데에서 발표를 해냄으로써 성공적으로 워크캠프를 끝낼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다른 워크캠프에 비해 조금 자유시간이 많은 편이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간단히 각자 식사를 한 뒤에 다같이 모여 회의도 하고 잡담도 하다가 각자 할 일이 정해지면 2시 많게는 3시까지 일을 하다 그 뒤로는 쭉 자유시간이었다. 그 시간에는 캠프 친구들과 모여 간식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각자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면서 즐겁게 보냈었다. 특히 나에게는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문화들을 알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아직 외국인 친구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짧은 영어로나마 열심히 한국이란 나라를 홍보해보기도 하고 서로 가진 각자나라의 동전도 보여주고 가져왔던 선물도 교환하면서 우리는 점점 친해졌다. 문화 교류는 저녁식사 시간에도 이루어졌다. 워크캠프 특성상 우리가 직접 식사를 만들어서 먹어야 했는데 저녁에는 식사당번을 우리끼리 정해 매일 다른 특색을 지닌 음식들을 먹었다. 아이슬란드 전통 팬케익도 먹고 스페인의 타파스도 먹어보고 파스타, 대만식 닭요리 등 저녁 먹는 게 매일매일 즐거웠다. 내가 당번이었던 날은 같은 캠프에 있던 한국인 언니가 가져왔던 불고기 양념으로 불고기를 해서 먹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서양친구들이 매운 음식을 못 먹을거 같아 배려해 가져온 달달한 우리의 불고기 양념이 제대로 통했던 것이다. 그리고 간식시간에 가져온 한국과자, 호떡믹스로 만든 호떡 역시 인기폭발이었다. 그래도 나에게 가장 의외였던 것은 된장찌개였다. 우리가 마지막 날 가져왔던 된장을 외국인들이 먹지못할거 같아 우리끼리 먹으려 했는데 어느새 하나둘 몰려들어 다같이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었었다. 된장자체가 냄새가 많이나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이 꺼려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들 잘 먹어서 뿌듯하면서도 신기했던 일이었다.
캠프중 주말에는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카비크를 떠나 다른 지역 관광을 했었다. 아이슬란드는 자연환경이 뛰어나서 폭포나 바다, 온천 등이 유명하지만 관광지끼리의 거리가 은근히 멀어 개인차량으로만 관광이 가능했다. 그래서 우리는 캠프 측이 알아봐주어 캐나다 기사아저씨와 함께 관광을 했다. 멋지고 예쁜것들을 많이 봤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건 무지개이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무지개를 많이 볼 수 있구나 싶을정도로 봤다. 골든써클이라는 엄청나게 큰 폭포에서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생긴 특이한 모양의 폭포에서도 무지개는 있었다. 덕분에 나는 카메라만 신나게 눌러댔고 너무 좋은 추억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또 내 평생 볼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오로라도 보았다. 이것은 예상치도 못한 일이어서 보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기쁨이었다. 숙소 앞에 슬며시 생겨있는 오로라가 너무 예쁘고 감격스러워 그날은 캠프 참가자 모두가 달려나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던게 생각이 난다.
나는 누군가가 워크캠프에 대해 묻는다면 일단 다녀오라고 할 것이다. 그만큼 만족스러웠고 배워온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서먹했던 캠프친구들이지만 지내면서 점점 친해지고 마지막엔 헤어진다는게 너무나도 아쉬워 한명 한명 다 안아보고 작별인사를 나누었었다. 이렇게 캠프가 아니라면 영원히 만나지도 못할 사람들을 만나 2주동안 서로 정도 나누고 경험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듣기만 해도 멋진 일인데 체험할 수 좋은 기회가 있으니 주저없이 신청하라고.. 그리고 경험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