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뜻밖의 선물 같은 시간

작성자 이은형
아이슬란드 WF215 · ENVI/ STUDY 2012. 04 - 2012. 05 아이슬란드 전 지역 (Reykjavik, Eskifjordur 중심)

Water, Nature, and Sustainable Energ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현재 영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나보다 먼저 같은 곳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한국에 돌아간 선배가 꼭 워크캠프에 참여해볼 것을 추천해주었다. 너무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그래서 워크캠프에 관해 찾아보게 되었는데, 마침 Easter Vacation(영국에서는 4월-5월 약 5주 동안 방학이 주어진다) 중에 아이슬란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한국에서는 굉장히 멀고, 방문하기 힘들지만 영국에서는 2-3시간 정도면 비행기 타고 갈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많이들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를 헷갈려 하고, 나 역시도 워크캠프에 관해 알아보기 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아이슬란드였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것저것 정보를 알아보니, 백야 현상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다. 그렇게, 조금은 갑작스럽게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의 주제는 <Water, Nature and Sustainable Energy>로 아이슬란드를 전체 한 바퀴 돌면서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자연, 풍부한 수자원, 그리고 대체에너지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주제가 이렇다 보니 우리 팀원들 중에는 환경 관련 전공자가 많았다. 우리 팀원은 총 10명이었고 리더 2명을 포함해서는 12명이었다. 캐나다인 4명, 한국인 3명, 그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헝가리, 독일에서 각각 1명씩이었다. 우리 열두 명은 맨 처음에 만났을 때는 굉장히 어색했지만, 2주 동안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요리도 같이 하고 수영장에도 가면서 정말 많이 친해졌다. 사실, 다 지나고 나니 프로그램을 통해서 얻은 지식보다는 그 친구들과 함께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느끼고 소통했던 것이 더 크게 와 닿고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워크캠프 기간 동안 했던 일을 설명하자면, 우선 이틀은 수도인 레이캬빅에서 지내면서 시내 구경도 하고 Sustainable Energy에 관해 발표하기 위해 두 명씩 조를 짜서 약간의 자료조사도 했다. 그 후에는 다같이 차를 타고(운전은 WF의 다른 리더가 해주었다) 동쪽에 있는 에스키피오르드라는 곳에 가는 일정이었는데, 중간에 Blue Lagoon에도 들리고 (2500 ISK를 따로 내야 했다) 그 외에도 Black Beach, Geysir, Volcano Crator, Waterfall 등등 아이슬란드의 유명 자연경관에 들려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구경하면서 가다보니, 이틀 만에 에스키피오르드에 도착했다. 첫날은 에스키피오르드를 구경하고(사실 너무 작아서 1시간이면 끝난다), 수영장에 들려 놀면서 쉬었고 둘째날부터 4일 동안은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을 했다. 사실 인포싯 상에는 매일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는 토론 등의 수업을 한다고 했었는데 일정이 바뀌어서 4일동안에 해야할 일을 한번에 다 몰아서 하려니 너무너무 힘들었다. 꽤나 무계획적으로 삶을 사는 아이슬란드인들은 (그들은 너무나도 자주 변하는 날씨 때문에 계획을 짤 수 없다고 하지만…) 그날 그날 아침에 우리가 해야할 일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춥고 어떤 때는 눈보라가 치는 그런 상황 속에서 (잔디 깎는 기계가 고장 나지 않게) 돌을 치우고, 또는 다가오는 꽃피는 계절을 위해 트럭이 쏟아주는 무지막지한 흙을 정리하고, 장화 신고 개울에 들어가 쓰레기를 치웠다. 인포싯에 있던 내용과 너무 달라서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 4일이 너무 힘들었다. 물론, 이제서야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 되었지만… 그래도 너무 힘든 일들이었다. 그래도 일이 끝난 후에 다같이 수영장에 가서 샤워하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던 경험은 정말 좋았다. 워크캠프 중에 가장 소중한 기억이라고 생각된다. 에스키피오르드에 있은지 5일 후에는 지력발전소, 수력발전소, 알루미늄 공장 등을 방문했고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만들어낸 또 다른 아름다운 자연 경관들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차를 타고 동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했고 그 중간중간에 또 다시 많은 자연경관들에 들렸다. 그리고 캠프 끝나기 이틀 전, 다시 레이캬빅에 돌아왔다. 돌아온 날은 우리 팀원 중에 한명이 생일이었기 때문에 같이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밤 12시였음에도) Bar에도 놀러 가고 그랬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아이슬란드를 한 바퀴 돌면서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기회였고, 거기다가 세계 각국에서 온 여러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 좋았다. 아이슬란드의 에너지(지력발전, 수력발전 등)에 대해서도 많이 접하고 알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숙박 시설이 굉장히 열악했다는 점(특히 레이캬빅의 WF 숙소는 관리도 잘 되지 않았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보였다/ 에스키피오르는 샤워시설이 없어 걸어서 20분 걸리는 수영장까지 가야했다)과 돌아가면서 요리하는 저녁 식사는 너무나 훌륭했지만 점심 같은 경우는 매일, 질리도록 본인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야 했기 때문에 음식 면에서는 질적이나 영양적인 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워크캠프를 참여한 것에 대해 절대로 후회는 없고 누구나 부러워할 그런 아름다운 추억과 친구들이 생겨서 너무나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