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마날리, 낯선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뀐 순간

작성자 심임주
인도 FSL-SPL-168 · SOCI/KIDS 2012. 07 인도 Manali

Manal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마날리를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인도를 16일 정도 여행을 하고 난 후라 인도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델리에서 마날리로 오는 버스 안에서 16시간 정도를 소요하고 난 뒤라 몸과 마음이 이미 지쳐있었다. 또한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한 공간에서 14일 정도를 커뮤니케이션 하며 지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의 첫 만남! 어색함이 있는 공간에서 봉사활동 담당자가 친절하게 한국말로 말을 거는 순간, 그 동안 품고 있었던 두려움이 완전 사라졌다. 한 명 한 명씩 다른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신청한 사람들이 오고, 처음에는 너무 서먹서먹하게 간단한 소개와 인사만 주고 받았다. 첫 날은 앞으로 우리가 할 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브리핑을 받는 시간인 동시에 Ice break 타임을 가지면서 조금씩 말문을 트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럽에서 왔고,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유럽인에 대한 조금의 선입견 때문에 처음에 다가가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다들 흔쾌히 마음을 열어주었고, 나 또한 조금씩 서투른 영어실력이었지만 내 의견을 얘기하고 장난도 치며 친해지게 되었다.

하루를 편안히 쉬고, 봉사활동을 시작한 첫 번째 날! 첫 주는 공립학교에 가서 오전엔 페인트칠 및 벽화
를 그리고, 오후 시간에는 아이들과 Activity시간을 가졌다. 인도는 서로 악수나 포옹 이라던지 접촉하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모두 신기하다는 듯이 인사를 하며 악수를 청했다.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이 아이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언어나 문화의 차이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는 쉽지가 않았지만 손 잡는 것 하나 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외국인을 쉽게 만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아이들은 우리랑 단지 뛰어 노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해해서 그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함께 한 5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매일매일 “See you tomorrow.”을 얘기하며 헤어졌었는데 마지막 날이 다가오니 뭐라고 이별의 말을 할지 앞이 막막했다. 사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던 주가 인도의 가장 긴 휴일이 시작할 때라서 공립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은 아이들을 보지 못한 채,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 헤어지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날, 학교의 모든 페인트칠, 그림 그리기를 마치고 돌아 나오는데 섭섭하고 먹먹한 마음을 어떻게 가라앉힐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주말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사람들 몇 명을 모아 Manali에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Nagar라는 시골마을을 가기로 했다. 다른 친구들은 다들 트랙킹을 하고 싶다며 트랙킹을 하러 떠나고 4명이 인도의 오래된 타타버스를 타고 Nagar로 향했다. 인도의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Manali는 인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산들과 계곡 및 히말라야, 만년설을 매일 볼 수 있는 곳인 만큼 자연 그래도 유지되고 있는 동네였다. 인도는 어디를 가나 사원이 있었고, 다들 반가운 얼굴로 ‘나마스떼’를 외치며 사진 한 장 같이 찍기를 원했다. 그런 호기심 가득한 표정과 진심이 가득한 호의는 인도를 아직도 가슴 깊이 기억나게 한다.

두 번째 주에는 사립 학교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로 되었다. 우리 나라는 사립학교가 공립학교보다 더 많은 돈이 들고, 시설이 좋고, 학군이 좋기 때문에 나는 인도 역시 사립학교니깐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별로 차이가 없었다. 인도는 사립학교나 공립학교나 똑같이 어렵고, 아직까지 교육이 모든 어린아이들에 주어지지 않았다. 또 다시 페인트 칠과 벽화 그리기를 시작했지만 예전에 한 번한 경험이 생겨서 그런지 다들 곧 잘 해냈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지쳐가고 갈등도 생겼지만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그대로였다. 그래도 그나마 공립학교의 아이들보다는 컸기 때문에 대화도 조금씩은 통하고 항상 우리가 계획하는 활동에 재미있게 참여해주었다. 인도에 도착했을 때부터 인도는 아직까지 위생개념이 제대로 없고, 쓰레기나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쓰레기 문제를 일깨워 주기 위해 함께 ‘The Clean Day’를 만들어서 같이 학교 주변의 쓰레기도 줍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포스터도 그리며 조금씩이라도 습득될 수 있게 노력했다. 아이들은 단지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했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가 좀 더 준비되었더라면, 노력을 좀 더 했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시간은 흘러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우리는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아이들이 같이 사진 찍어 달라고 하며 내 이름을 한국어로 자신들의 손에 써달라고 할 때 너무 감동적이었다. 내 이름 한 자가 이 아이들의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이었다.

이렇게 봉사활동 날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우리들의 이별도 다가왔다. 마지막 금요일에 다같이 클럽 가서 신나게 최선을 다해서 놀고 첫 번째 이별을 했다. 숙소에 돌아오고 나서도 내일 새벽에 일찍 떠날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할 때 서로 포옹하고 잊지 않겠다며, 난 세계적으로 친구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만나서 너무 좋았다고 손을 꽉 잡았다. 이렇게 모두의 이별의 시간은 다가왔고 나는 정말 잊지 못할 마날리를 인도를 떠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