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유럽에서 만난 또 다른 나, 그리고 친구

작성자 박하얀
독일 IJGD 2209 · ENVI 2012. 07 - 2012. 08 gosla

NATURE ADVEN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 초에 워크캠프 라는 프로그램을 학교 게시판을 통해 알게되었다. 필리핀봉사활동 경험이 있는 나는 그때의 그 뜻깊었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있었기에, 다시한번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1년동안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부모님께서 보태주신 돈으로 유럽으로 떠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영어 하나도 못하지만 뭐 알아서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나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마냥 있고, 친구들 얘기하는거 들으면서 하루종일 영어듣기 시간이라 졸리기만 했다. 숙소도 너무 열악하고 전기도 안들어오고 물도 물탱크에서 떠다 써야하고 샤워도 찬물로만 물 떠다 해야하고, 화장실도 재래식화장실에 잠자는 곳도 지푸라기 위에 침낭 놓고 자야하고… 앞으로 3주 어떻게 버텨야되나 너무 앞날이 깜깜했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인 친구 한명이 있어서 서로 의지하면서 바로 적응을 하게 되었다. 친구들과도 다같이 게임을 많이 하면서 서로 알아가고 친해지고 영어를 잘 못하는 나를 배려해서 더 천천히 말해주고, 못알아들으면 오히려 미안해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한국에,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친구도 많이 있었다. 거의 매일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조금이지만 한국말로 장난치고, 나중에 만났을땐 한국어로 말할꺼라는 친구도 있고, 한국에 놀러오겠다는 친구도있고..너무 고마운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하루일과는
8시쯤 일어나서 아침은 늘 빵에 햄, 치즈, 잼 등을 자유롭게 넣어 먹는 아침식사를 하였다.
처음에는 빵만 먹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했는데 나중에는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고 그랬다….ㅋㅋㅋ
오전 9시- 오후2시 까지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베는 작업을 하거나, 전망대 같은걸 만드는데 필요한 나무 껍질 배끼기, 배어논 나무 옴기기, 산길만드는 작업 등등.. 꽤나 힘든 작업을 하였다. 누가 외국애들은 일 안하고 꾀부린다고 했던가… 외국애들이 더 열심히, 나는 쉬고 싶어 죽겠는데도 정말 쉬지않고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더 힘을 내서 열심히 했다.
11시반에는 30분간 아침에 먹고 남은 빵을 싸온거를 먹으면서 휴식시간을 가지고, 다시 일을 하곤했다.
2시에는 숙소로 돌아와서 식사당번이 만들어놓은 점심식사를 했다.
메뉴는 거의 파스타, 포테이토, 야채고기볶음을 돌아가면서 만드는 식으로 했고, 중국인친구들이 만든 중국음식이랑, 한국의 불고기를 스페셜메뉴로 먹은 날고 있곤 했다.
15명이서 한 테이블에 앉아서 다같이 식사를 하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점심 후에는 자유시간을 가져서 친구들과 근처에 있는 호수에 수영도 하러가거나, 같이 카드게임을 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자유롭게 여가시간을 가졌다.
주말에는 근처에 있는 큰 도시에 쇼핑을 나가고, 하노버 관광을 가고, 마을시내구경, 2박3일로 베를린여행을 가곤 했다.
베를린 여행은 금요일에 일을 끝나고, 바로 짐챙겨서 기차타고 베를린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관광을 하고, 밤문화도 즐기곤 하면서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여행을 다녔다. 워크캠프 오기 전에 파리에서 한 여행은 혼자서 여행하느라 늘 긴장하고 다녔는데,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니까 너무 좋았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에는 근처에서 열리는 포크페스티벌에 가서 이런저런 쇼핑도 하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도 먹고 축제를 즐겼었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가서 .. 2주째 됐을땐 벌써 2주나 지났네.. 2주짜리 캠프였으면 벌써 끝이야? 진짜 싫다..
3주짜리여서 참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3주째가 되가고 있을땐 정말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열악한 상황에 힘든 일이 있었지만, 친구들도 너무 좋고 곧 헤어지면.. 영원히 못볼수도있다는 생각에 너무 아쉽고 슬펐다. 그렇게 정말 많은 정을 나눈 친구들과 마지막날 전날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며 잠못이루고 지내다가 마지막날 아침에 떠나게 되었다.
친구들과 모두 작별인사를 하고 이젠 정말 다 헤어지고 혼자가 되었을 때 친구들이 써준 편지를 읽어보았다. 갑자기 너무 울컥해서 혼자 기차역에서 울었다. 너무 많은 정이 들었는지 울음이 계속 멈추치 않았었다. 3주동안 너무 많은 정이 든 것 같았고, 이별을 했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돌아가고싶었다.
그렇게 혼자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데
워크캠프 전과 후의 여행은 정말 180도 달랐다.
워크캠프 전에 한 여행에서는 길을 몰라도 무조건 혼자 알아서 지도보고 찾아가고, 지나가다 누가 말을 걸어도 모른다고 하고 가고, 외국인들이 무섭고, 영어도 하려고 노력조차 안했었는데,
워크캠프 끝나고 나서 하는 여행에서는 길도 막 물어보면서 다니고, 누가 말걸면 같이 수다도 떨줄 알게되고, 외국인이 무섭지 않고, 외국인들도 같은 사람이고, 오히려 한국사람들보다 외국사람들이 더 좋았다.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는 그런 사람도 만난적없고 너무 친절하게 항상 웃으면서 오히려 더 도와주고 싶어하고 말한번 걸어보고 싶어하는 서양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외국에서 정말 살고싶어졌다.
그래서 여행하는 내내 어떻게 다시 유럽에 와서 친구들을 만날까 고민 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페이스북으로 외국인친구들과 친구를 맺어서 서로 사진 공유도 하고, 대화방도 만들어서 이야기도 하고,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너무 좋은 친구들을 만난 것 같아서 기쁘다.

처음에는 워크캠프 자체의 프로그램이 너무 하고싶어서 신청했는데
점점 유럽여행 준비를 하면서 유럽여행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져서 워크캠프는 그냥 잠시 들르는곳 이라는 생각이 커졌었는데
워크캠프 하고 나서는 정말 내가 이 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여행만 했다면 이렇게 좋은 여행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또, 영어도 한마디도 못하던 내가 기초이지만 영어로 문장을 만들어서 말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해 졌다는 것에 놀랍고, 한국에 돌아와서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내려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타오르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래저래 너무너무 값진, 정말 내인생에 최고의 시간이었다.
너무 행복했고, 이런 기회를 가질수 있게 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가고싶다. 그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