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뤼첼, 국경 없는 우정의 시작

작성자 김희재
독일 IJGD 2327 · ENVI 2012. 07 LÜTZEL

NATURE CALL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Hey man! What’s up, man! 이 말은 독일워크캠프에서 친구들과 서로 가장 많이 할 말이다. 그 정도로 우리 12명의 참가자는 나이, 국적, 성별을 떠나 막역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이렇게 국경을 초월해 소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워크캠프를 처음 신청할 때 솔직히 나는 주저했었다. 같은 국적이 아닌 여러 국적 친구들과 2주 동안 어떻게 생활할까도 걱정되었고 나 혼자 여행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도 약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매번 편한 여행만 해왔던 터라 요번 여름 방학만큼은 특별한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참가가 확정되자마자 비행기표를 사고 여행계획을 짰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캠프지 까지 혼자 가는 동안 나는 왜 그렇게 교수님들이 우리들에게 나 홀로 여행을 소위 강추하셨는지 깨달았다. 나 혼자 몇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가면서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러다 보니 눈깜짝할 새에 캠프지에 도착했고 문 앞에는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는 독일리더친구와 에콰도르리더친구가 있었다. 내가 조금 일찍 갔던 터라 아직 중국인 친구2명 밖에 오지 않았었다. 짐을 풀고 정리하다 보니 서서히 친구들이 오기 시작했다. 중국 친구 두 명, 대만 친구 두 명, 독일 친구 두 명, 한국 친구 한 명, 터키 친구 한 명, 네덜란드 친구 한 명, 스페인 친구 한 명, 에콰도르 친구 한 명 이렇게 총 열두명의 어색한 첫 저녁식사와 함께 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캠프 첫날과 둘째 날은 자유시간이었다. 어색함이 맴도는 우리들을 위해 리더들은 게임을 제안하였고 덕분에 서로에게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첫 주말이 흘러가고 우리들은 두 팀으로 나누어져 처음 일터로 가게 되었다. 내가 일하게 된 곳은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숲 중턱이었는데 그 곳에 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우리 팀에게 주어진 첫 작업이었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나무판자를 나르고 제초작업을 하였다. 추운 날씨와 생전 처음 해보는 작업 때문이었는지 그리 길지 않은 작업시간이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지 라는 생각도 하였다. 그래서 일이 끝나고 캠프지로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서 게임 할 기운도 없었다. 하지만 역시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자 친구들과 웃으며 작업하게 되었고 서로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며 작업이 끝난 후에도 나가서 뛰어 놀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남아돌았다. 우리들의 작업은 오후 1시가 되면 다 끝났기 때문에 작업이 끝난 후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음식을 가져와 여는 작은 파티를 통해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게임을 하며 한국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이웃과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삶은 늘 빡빡하고 치열한 삶의 연속에서 살아왔던 나에게 여유로움과 진정한 행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었다. 그렇게 눈 깜짝 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나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인 주말이 왔고 우리들은 가까운 도시 Köln으로 관광을 가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도착해서 함께 Köln의 명소를 둘러본 다음 각자 쇼핑을 하기로 했다. 나는 터키친구와 다니게 되었는데 그렇게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그 친구가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까불까불 한 성격 때문에 그저 철없는 남동생 같았다. 하지만 둘이 같이 다니며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저 철없는 남자 아이가 아니었다, 아니 심지어 내가 배울 점이 많았다.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워크캠프에 참가했고 나보다 더 확고한 꿈과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기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관심사도 비슷해 한국에서 정말 친한 친구만큼 친해지게 되었다. 이렇게 금새 일주일이 가고 둘째 주가 되어 드디어 우리의 첫 작업이 끝나게 되었다. 정말 정말 뿌듯했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플랫폼이었지만 사람들이 이 곳, 내가 만든 이 플랫폼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며 경치를 감상한다는 생각을 하니 신기하기도하고 그냥 기분이 좋았다. 우리의 두 번째 작업은 가축들이 먹을 수 있도록 풀을 모으는 것이었는데 힘든 일에 단련이 되어서 수월하게 작업을 하였다. 둘째 주는 첫째 주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우리는 수영장도 가고 함께 마트에서 장도 보며 더 많이 친해지게 되었고 매일 저녁마다 마을 사람들과 모여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물론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니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문제들을 풀어나갔고 그렇게 어느덧 2주라는 시간이 가 버리고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마지막 날이 왔다. 2주 동안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이제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공허했고 자꾸 눈물이 고였다. 우리는 페이스북과 메일주소를 공유하고 티셔츠에 서로 이름을 새겨주며 헤어짐을 준비했다. 나는 늦게 떠나는 일정이어서 새벽부터 친구들을 배웅해주었다. 마지막 포옹을 하며 인사를 하는데 내가 이렇게 까지 이 친구들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놀랐을 정도로 너무 슬펐다. 마지막으로 떠나게 된 나는 오전 11시정도에 터키친구와 네덜란드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마지막으로 함께 점심을 먹으며 그렇게 나의 잊지 못할 워크캠프는 끝이 났다. 모든 친구들과 헤어지고 혼자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당장이라도 옆에서 Hey man! What’s up, man! 이라고 외치며 친구들이 올 것 같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옆에 친구들이 자고 있을 것 같았다. 조용하고 고요한 것이 이상하고 혼자 있는 것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친구들과 헤어진 지 한달 이상이 지난 지금도 가끔 워크 캠프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밝은 성격과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독일 리더 친구 Lynn, 한국인 친척이 있다며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에콰도르 리더 친구 Giuliana, 나에게 매일 서툰 한국 말을 하며 욕을 가르쳐 달라던 대만 친구 Wei-Hsuan, 순수하지만 내 연애사를 맨날 캐묻던 대만 친구 Ju-Yu, 조용하고 듬직했던 중국인 친구 An-Qier, 성숙하지만 마음이 여렸던 중국인 친구 Miao, 같은 한국인이어서 많이 의지할 수 있었던 다솜, 장난기 많은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지만 가까이 지내며 새로운 면으로 나를 놀라게 한 정말 잘 통했던 터키 친구 Sina, 맥주를 좋아하는 프리스타일 네덜란드 친구 Maarten, 예쁜 얼굴과 좋은 성격을 가진 내 옆자리에서 잤던 스페인 친구 Maddalen, 노래를 좋아하고 흥이 많은 독일인 친구 Kata, 이 친구들은 여전히 보고 싶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고마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