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슬로바키아, 낯선 곳에서 찾은 특별한 10일

작성자 이진아
슬로바키아 ISL 01 · 환경/농업 2019. 06 슬로바키아

ZLATNA NA OSTROV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난 학기 교환학생을 하면서 교환 생활이 끝나갈 무렵,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이외에도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이것저것 찾아보다 워크 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내가 신청했던 워크 캠프는 교육 활동이 아니라서 사실 준비할 게 많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한국에서 가는 것도 아니었고, 인포짓에 나와 있는 것들 위주로 챙겨, 조금 여행을 하다 워크 캠프 장소인 슬로바키아로 이동했다. 이전까지 나는 슬로바키아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또 그들의 생활, 문화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교환 생활을 하긴 했지만, 워크 캠프는 이번이 처음이었고, 낯선 환경 속에서 많은 낯선 사람들과 과연 잘 어울려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다만, 그럼에도 새로운 공간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직접 겪어보며 알아가고 싶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10일간의 워크 캠프 생활을 하기 위해 있었던 장소는 ‘Zlatná na Ostrove’라는 슬로바키아 남서쪽에 위치한 동네였다. 슬로바키아라는 나라도 생소했지만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공간에 가서 생활하려니, 가기 직전이 되어서야 이런저런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걱정과 달리 10일간의 경험은 단순히 힘들기만 했던 생활은 아니었다. 간 첫날이 토요일이라 그 주 주말에는 참여한 사람들끼리 자기소개도 하고 이런저런 게임도 하며, 새로운 곳에 적응할 겸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던 건 주말이 끝나고부터였고, 주로 8시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 근처 농장에 가 여러 소일거리를 도와드리는 일을 했었다. 첫날에는 농장 구경을 하고, 다음 날부터 페인트칠이나 가축 돌보기 등의 일을 했다. 일 자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너무 더운 날씨와 모기 때문에 다들 금방 지치고 힘들어했다.
나와 같이 워크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각각 포르투갈, 덴마크,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프랑스, 세르비아, 터키, 폴란드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우리 팀은 2명의 리더와 8명의 워크 캠프 참가자로 구성돼있었다. 이외에도 INEX라는 슬로바키아 내 환경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불가리아 사람들과도 일하면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하루는 'Feast of Cultures'라는 활동을 진행했었는데, 이날은 각자 나라의 문화나 음식 등을 소개하고,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어 서로 나눠 먹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다. 다들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 신기하게 봐주는 것도, 나중에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해주었던 점도 기억에 남는다. 나 또한 익숙하지 않은 국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면을 알아가고 배울 수 있었다. 이것 이외에도 캠프파이어나 마니또 게임 등을 진행했었는데, 이런 활동들을 하며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주로 평일에만 일했던 터라 주말에는 쉴 겸 다 같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데, 하루는 수영장 그리고 다른 하루는 근처 도시에 놀러 갔었다. 개인적으론 현지 친구들과 같이 돌아다니다 보니 확실히 그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색다른 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무작정 지원했었는데,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10일간의 생활이었다. 워크 캠프가 끝난 지 한 달이 훌쩍 지나가는 지금도 여전히 워크 캠프를 하며 생활했던 공간, 매번 자전거를 타고 오갔던 농장, 우리를 반겨주던 강아지들과 친절했던 마을 사람들, 그리고 같이 워크 캠프를 하며 생활했던 사람들까지 기억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또한, 우리가 일했던 농장에는 그 지역의 환경을 되살리고자 하는 환경단체의 사람들이 지내면서 일을 하고 있었던 곳이라, 이들과 이야기하며 환경문제에 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만, 우리 모두 헤어지면서 가장 버리고 싶은 기억으로 모기를 뽑았었는데, 그만큼 모기 때문에 고생했던 순간들이 기억나기도 한다. 당시에는 정말 짜증 나고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고생했던 것도 그냥 지나간 하나의 추억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변화된 점이라기보단 알게 된 점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어느 나라 사람들을 만나든 간에 내가 먼저 다가가고 입을 열어야 친해질 수 있다는 것과 외국인이라고 다를 바 없이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신기했던 점은 우리 워크 캠프 모임에선 절반가량이 채식을 하는 채식주의자라, 항상 채식단과 보통 식단이 함께 나왔었는데, 이런 부분도 새롭게 보았던 점이라 신기하게 느껴졌다. 또한, 우리 조는 내 또래뿐만 아니라 연령대가 매우 다양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서로 다른 의견 차이, 그리고 문화 차이 등을 더욱더 배워가고 알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또래도 별로 없고 그래서 걱정했었지만, 오히려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처음엔 길다고 느껴졌던 나날도 시간이 흐를수록 아쉽게 느껴지고, 고생했던 기억도 이제는 하나의 웃어넘길 추억으로 기억될 만큼 잊지 못할 경험을 겪을 수 있었던 10일간의 생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