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 Kundapur, 낯선 곳에서 만난 Joy

작성자 윤수민
인도 FSL-WC-527 · SOCI/KIDS 2012. 08 - 2012. 09 인도 Kundapur

Kundapur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 First impression
8월 20일 아침 7시. 드디어 기다리던 Kundapura에 도착했다 나는 워크캠프 참가자가 별로 없을까 걱정하며 Hotel Sharon 근처를 배회했다 지나가다 백인 여자라도 있으면 워크캠프 참가자가 아닐까 기대하고 있었다. Hotel Sharon 간판 앞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Joy를 만나게 된 것은 Airtel 개통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Airtel SimCard를 개통하려 했으나 Karnataka 주에서의 인도 주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Hotel Sharon의 주소를 얻으러 Hotel Sharon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한 인상 좋은 인도인 남자가 나보고 웃으며 hello라는 것이 아닌가. 난 어리둥절해 남자를 바라보고 있으니 웃으며 다시 hello라고 한다. 유심히 보니 그는 FSL라고 적힌 명찰을 달고 있다. 그제서야 그가 우리의 팀 리더인 Joy인줄 알았다. 이 때 Joy의 인상을 보고서 나는 Joy가 얼마나 친절한 사람인지 알아차린거 같다.
더 놀라운 것은 호텔 로비에 벌써 5명이나 와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와 있을 줄 몰랐다.(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봉사자는 총 14명이나 되었다) 나는 그들과 앞으로 어떻게 친해질 지 설레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영어를 잘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2. Children in Primary school
21일, 우리는 드디어 우리가 활동할 primary school로 이동했다. 그 곳에서 나는 정말로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을 보았다.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며 수줍은 듯이 다가와 이름을 묻고 도망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한국의 아이들보다 인도의 아이들이 몇배는 더 귀엽다.
그들과의 의사소통은 거의 불가능했다. 한번은 7학년짜리와 대화를 시도했는데, 그는 1년 후 여기서 1km 떨어진 high school에 간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으나 대답이 없었다. 무슨 의미인지는 알이들은 것 같았다. 대부분 아버지가 농부이니까 그의 꿈도 농부일까? 알지 못해 아쉬웠다. 나는 인도 아이들의 꿈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는데...

3. Yoga Class
워크캠프가 시작한 지 며칠 지나자 몇몇 사람들이 요가를 찾고 있었다. 나 또한 인도에서의 요가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요가를 선택하게 되었다. 카나다어도 모르는데 요가를 배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다행히 요가 선생님의 설명은 짧은 영어로 명확했다. Breath in, breath out... 지금 동작이 기억이 안나는건 아쉽지만 그 때 같이 갔던 멤버들과의 추억, 요상한 웃음소리와 함께 행해지는 동작 등 나에게는 지금 생각해도 즐거운 추억이 남아있다. 요가를 마치고 앞에 있는 백인 여자와 이야기했다. 독일인이었는데 혼자서 인도에서 봉사활동 하고 있었다. 대단한걸~ 나는 다시 한번 꼭 요가를 오리라 생각했지만 이 때가 마지막이 되었을 줄이야.

4. Korean Noodle, Ramen
워크캠프가 시작하고 첫 주 금요일, 내가 Korean Food로 히트친 적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삼양라면. 나는 서양 애들의 반응을 어느정도 예상했기에, 금요일 저녁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금요일 아침에 계란을 삶으면서 가스가 아주 약하게 나오는 것을 보았고, 라면을 끓이려면 가스 세기가 강해야 된다고 Joy에게 어떻게 안 되겠냐고 요청했다. 또한 라면을 담을 큰 그릇이 필요했으나 큰 그릇은 이미 부엌에 있었다. 나는 이 기념적인 순간을 남기기 위해 Misaki에게 요리하는 모습 사진도 찍어달라 그랬다. 때마침 Deepak이 탄두리치킨을 준비해오는 바람에 금요일 저녁은 벌써 파티 분위기가 되어있었다. Misaki도 자신이 가져온 미소 스프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미소 스프와 탄두리 치킨이 완성되고... 마지막 내 라면이 완성됨과 동시에 모두를 불렀다. 내가 Korean noodle이라는 한 마디에 모두들 놀라서 뭐냐고 되물었다. ‘라면’ 서양 애들의 반응은 ‘맵지만 맛있다.’였다. 정말 맛있긴 하나보다. 더 먹고 싶다며 몇 번이고 라면을 퍼 담곤 했다. 그동안 그들을 위해 별로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이번 일로 인해 다른 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나도 즐거웠다. 모두들 나에게 좋은 저녁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나 또한 감사한다. ‘잘 먹어줘서 고마워!’
한가지 미안한 것은 Misaki의 미소 스프가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다. 정말 맛있었는데…(우리나라의 소금기 있는 된장하고 맛이 비슷하다.) 내가 라면 홍보를 너무 한 탓일까? 미안해 Misaki!

5. Trip to Hampi
첫 주 주말 동안 갔던 함피 여행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함피는 아름다운 돌로 이루어진 도시이고 그 일대가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유서가 깊다. 그냥 주변 풍경을 보고만 있어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나에게 함피는 인도의 유산 관광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다. 나는 함피로 같이 간 멤버(Misaki, Jerry, Jasmine, Michelle, Dieneba and me!)들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워크캠프에서 얻지 못하는 또다른 추억을 나에게 주었다.
함피의 첫날 저녁은 갑자기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드랜다. 우리는 첫날의 힘든 여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쉰 후에 7시에 여자애들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되도 비는 그치지 않고… 결국 Jerry는 딸랑 우산 하나 들고, 나는 우의를 입고 빗 속을 돌파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자애들이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밖에 저녁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Jerry와 나는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take out 하기로 했다. 약 30분이 지나서야 우리가 주문한 음식을 take out 할 수 있었고, 우리는 또 빗 속을 돌파하여 여자 게스트하우스 앞까지 갔다. 여자애들은 고마워하며 Jerry와 내가 사온 저녁거리를 펼쳐놓고 먹기 시작했다. 저녁을 다 먹고, 헤어지기 아쉬운 우리는 Jerry’s Game을 했다.(트럼펫 카드를 가지고 하는 포커 게임인데 룰을 Jerry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말 없이 키득키득 웃으며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몰랐고, final loser는 Michelle가 당첨! 그리고 Michelle의 동영상!(I still have Michelle’s video… kk)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함피에서 호스핏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의 일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6. Secret Friend
두번째 주 화요일 밤, 시크릿 프랜드에게 선물을 주고 시크릿 프랜드가 밝혀지는 시간이 있었다. 나의 시크릿 프랜드는 누구일까 정말 궁금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선물 받는 것을 좋아하고 선물 받는 것에 너무나도 쉽게 감동을 먹는 편이다. 나는 온갖 기대를 하며 나의 선물상자를 열어보았다. 오우 왠 모자! 의외였지만 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자였다. 내가 누구한테 모자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없었는데…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알고보니 나의 시크릿 프랜드는 Jasmine! 그녀가 왜 이 선물을 나에게 줬는고 들어보니, 그 동안 Jamine이 나에 대해 신경 써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모자가 뭐 중요하겠니. 너의 그 마음이 더 중요하지. 감동을 먹고 있는 사이 편지가 하나 보였다. 나에 대해서 3가지를 쓴 포스트카드였다. 나는 또 감동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정말 고마워 Jasmine! 니가 나의 시크릿 프랜드라서 난 정말 행복해!
그렇다면 나의 시크릿 프랜드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녀가 만족하는 선물은 주지 못한 것 같다. 그 이유는 여기서 밝힐 수 없다. 그녀가 나한테 직접 묻는다면 답해줄 수는 있다.  대신 나의 보물 Korean Tuna를 주었다. 나의 시크릿 프랜드는 Korean Tuna를 맛있게 잘 먹었을까?

7. Country Presentation
대망의 하이라이트! 워크캠프의 마지막 이틀에 걸쳐 나라 소개 시간이 다가왔다. 며칠 전부터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까지 나라 소개 발표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나는 준비도 덜 됐거니와, 첫째날에 상황을 보고 둘째날에 그에 맞게 발표를 준비하는 편이 나았기 때문에 둘째날에 발표하는 것을 선택했다. ㅋㅋㅋ Misaki도 혼자이고 나도 혼자였기 때문에 발표를 준비하면서 서로 정보도 많이 주고 받고 그랬다. Misaki는 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는거 같았지만 나는 진전이 없었다. 나에겐 아이들에게 심어줄 뭔가 큰 임팩트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점심을 먹다가 ‘태권도’가 떠올랐다! 한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는 요즘 올림픽의 종목일 뿐더러(아이들이 이거까지 알 지는 의문이지만) 태권도의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이 매우 흥미를 가질 것이다. 그외에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Samsung을 소개하기로 했다.(그들은 Samsung은 알지만 Samsung이 Korea에 있는 줄은 모를 것이다.) 내가 준비해 온 것은 인도에 오기 전 ‘반크’에서 지원 받은 한국 소개 자료 뿐이었다. 그것도 포스트카드를 1묶음만 들고 와서 아이들에게 나눠주거나 설명해주기엔 부족했다.(1묶음을 더 들고 왔더라면 좋았을텐데…) 나는 다른 나라 애들보다 설명할 자료도 없었고, 그렇다고 그림을 그려가며 아주 잘 설명할 자신도 없었다.(그림을 잘 못 그리거니와, 정작 한국인인 내가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이번 여행을 통해 심각하게 느낀 문제점 중 하나이다.) 그래서 나는 단지 아이들에게 몇가지 임팩트 있는 것들만 심어주길 원했다. 애초 계획에 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것도 있었으나, 한국 음악을 다운로드 받기가 힘들어 음악은 포기했다.
발표 결과는 어땠을까? 비록 나는 많은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태권도’ 하나만은 확실히 심어준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앞으로 불러낸 4명의 아이들은 ‘태권도’를 절대 까먹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들이 ‘태권도’의 존재를 널리 퍼뜨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8. Farewell
2주가 벌써 지나버렸다. 영원히 끝내고 싶지 않았던 우리의 워크캠프였지만, 한두명씩 떠나가는 이들을 보면서 끝이 왔다는걸 실감하게 된다. 나는 원래 사람과의 관계에서 반응이 느린 편이다. 워크캠프를 시작하고 2주가 다 되는 날, 나는 드디어 이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고 같이 봉사활동했던 이들이 너무나도 편하게 느껴진다. FSL 게스트하우스는 마치 내 집 같이 느껴진다. 이제 모든게 편안하게 느껴지고 안정되고 행복한데 그들은 내 곁을 떠나가기 시작한다.
Esther가 떠나가면서 나에게 했던 스페인 식 작별인사는 나에겐 일종의 문화충격이었다. 살면서 한번도 이렇게 인사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느낌도 잠시, 작별할 때가 되니 이런 인사 따위가 중요한게 아니었다. 모두가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고 서로 부둥켜 안았다. ‘우리는 정말 친했었는데… 우리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이제 헤어지면 나중에 언제 다시 만나죠?’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반응이 느리다. 이때는 나는 몰랐다. 친구들과 헤어지는게 얼마나 그리운 일인지… 그저 혼자 마음 속으로 눈물만 삼키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에게 한줄기 희망을 가져다 줄 말이 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죽기 전에 반드시 한번 다시 만날거야. 언제든 어디서든.’ 이 말을 믿으며 나는 그들과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