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2012년 여름의 특별한 기억

작성자 김지아
프랑스 REMPART13 · RENO 2012. 07 Malain, France

Site archéologique Mediolanum 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 워크캠프를 위한 준비, 그리고 출발
처음 워크캠프에 대해 알게 된 건 대학교 3학년이던 2011년 여름 즈음 이었다. 친구가 관심을 가지고
찾고 있어서 옆에서 보게 되었는데 다양한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바쁜 학교생활과 어려운 전공수업에 치여 정신 없이 보내고 나니 2011년은 지나 있었고 2012년 여름방학을 기약하며 워크캠프를 찾기 시작했다. 여행과 함께 가기로 결심한 워크캠프인지라 그저 평소에 가고 싶던 나라에서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외국어인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워크캠프를 찾아 그 중에서 내 여행일정과 맞는 몇 가지의 워크캠프를 골라 지원을 하고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 그렇게 합격통보를 받고 여행준비와 학교생활을 병행하면서 정신 없이 보내다 보니 어느새 파리 행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 외국인 친구들과의 만남
처음 외국에 나가는 거였고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늦게 파리에 도착하기도 했지만 파리에서 약 5일간 열심히 관광을 하고 기대에 부풀어 malain로 가는 기차에 탑승했다. 원래는 그 이전 기차를 타야 했지만 기차를 놓치는 바람에 우연히 나와 같은 기차를 타고 가게 된 용환 오빠와 malain까지 동행했다. 역에서 캠프리더인 크리스틴을 만나 처음 워크캠프에 도착했을 때는 생각하던 것 보다 인원이 너무 적어서 놀랐다. 10~15명이 정원인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10명 이상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마지막으로 도착한 나와 용환오빠를 제외하면 리더를 포함해서 7명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온 용환오빠, 콩고에서 온 마미, 독일에서 온 제시카와 또 다른 크리스틴, 네덜란드에서 온 얀, 프랑스의 레오와 모흐간까지 나는 이곳에서 8명의 멋진 친구들을 만났다. 서로 인사를 하고 아직 어색한 분위기에서 리더에게 이끌려 우리가 내일부터 일할 곳으로 가서 설명을 들었는데 맙소사, 관계자가 프랑스어로 설명을 하고 그 내용을 리더가 영어로 통역해서 말해주는 것이었다. 이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 때까지는 이런 일이 얼마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지루해도 열심히 들었지만 우리는 워크 캠프 기간 동안 거의 매일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영어가 공용어였음에도 마미는 영어를 거의 못했고 나와 용환오빠 그리고 제시카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프랑스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심지어 우리들 사이의 대화에서도 통역을 통한 대화는 매우 자주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리끼리 대화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할 때는 매우 재미있었다. 하지만 여가시간에 근처에 있는 다른 워크캠프 참가자들을 만나러 가는 경우나 마을의 누군가를 만나는 경우 등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주변의 캠프들은 애초에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캠프였는지 다들 프랑스어로 대화했고 심지어 영어를 알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알아 들을 수 없는 나와 용환오빠, 제시카는 통역해주는 것을 듣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간 곳에서 우리끼리 대화하고 있어야 했다.

# 워크캠프의 시작
충격적인 언어문제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17일부터 일을 시작했다. 아침 8시 30분까지 아침식사까지 마치고 일터로 출발하는 데 일하는 첫날 우리에게 일을 가르쳐 줄 폴린을 만났다. 폴린은 굉장히 씩씩하고 경쾌한 여자였고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를 위해 늘 영어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일하는 것은 늘 즐거웠다. :D 어쨌든 일하는 첫날 우리는 일은 2시까지만 한다는 기쁜 소식을 들으며 우리의 간식거리를 챙겨서 일터로 향했다. 우리의 일터는 조그만 아주 오래된 집터로 기울어지고 무너지는 벽을 복구하는 게 우리의 일이었다. 워크캠프 기간 동안 우리는 며칠은 돌을 치우고 벽을 청소하고 벽에서 자라난 나무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그 이후엔 시멘트를 만들어서 벽을 다시 쌓는 작업을 했다. 햇볕이 쨍쨍한 한낮에는 더워서 힘들었지만 우리는 2시까지만 일을 했고 중간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일터에 천막을 설치하고 천막아래에서 일했기 때문에 더위를 먹는다던가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워크캠프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일했고 덕분에 폴린에게 늘 Very Good Worker라는 칭찬을 들으며 일할 수 있었다:D.

# 워크캠프에서의 생활
우리는 첫날 저녁에 점심식사&설거지당번과 저녁메뉴, 여가시간에 할 활동 등을 의논했다. 가장 중요한 식사는 우리가 준비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입맛에 안 맞는 것 같은 일은 생각보다 없어서 좋았다. 첫째 주에는 주로 리더인 크리스틴이 하는 요리를 우리가 보조하는 방식이었고 둘째 주에는 서로 나라별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식이었다. 나와 용환오빠는 불고기와 부침개를 하려고 했는데 불고기용 고기를 주문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얇게 슬라이스 해달라고 했더니 스테이크처럼 고기를 줘서 요리할 때 매우 당황했었다. 또 부추전을 하기 위해 부추를 찾았더니 소형 마트에도, 심지어 까르푸에서도 팔지 않아서 부추와 비슷하게 생긴 허브로 대신 만들었다. 저녁은 여가활동으로 인해 주로 과일과 빵, 햄, 치즈 등을 싸가지고 나가서 먹거나 가끔은 밖에서 사먹고 혹은 여가활동 후에 돌아와서 먹기도 했다.
여가활동으로는 근처의 마을로 놀러 가거나 수영을 하러 가곤 했는데 우리 캠프의 타이틀이 site archeologique mediolanum 1이어서인지 방문하는 마을마다 박물관을 가고 archeological site마다 방문해서 설명을 들어서 처음에는 재밌게 봤지만 나중에는 좀 지루했다. 또 우리는 malain의 마을회관 같은 곳에서 숙박했는데 그 곳의 강당 같은 곳에 있는 큰 무대에 커튼을 치고 막아놓은 후에 무대 위에 공기를 넣어서 사용하는 매트리스와 각자의 침낭을 깔고 잠을 잤다. 처음엔 좀 춥고 남자, 여자 할 것없이 다 같이 한 군데에서 잔다는 게 조금은 불편했는데 나중에는 적응되서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