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파리 근교, 프랑스 마을에 스며들다 혼자 떠나 함께 만
Lavoir communal de Villiers Ada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는 프랑스에 먼저 도착하여 열흘 동안 개인여행을 한 뒤 워크캠프에 참가하였다. 여행을 한 뒤였기에 미팅포인트까지 가는 것도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워크캠프에 대한 기대 또한 한국에서보다 더 높아졌다. 나의 워크캠프 장소는 파리에서 30분 거리의 빌리아덩이라는 작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역 앞에 서있으니 큰 배낭을 맨 참가자로 보이는 사람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우리를 데리러 오신 분과 함께 숙소로 이동하였다. 숙소에 도착하니 리더와 먼저 도착한 워크캠프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총 참가자는 11명이었는데 프랑스인이 8명으로 거의 대부분이었고 러시아인 1명, 독일인 1명, 한국인은 나 하나였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설명을 들었다. 우리가 사용했던 숙소는 작은 초등학교로 나름대로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다. 저녁에 마을사람들이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는 파티가 이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반겨줬고 우리에 대한 관심 또한 컸다. 한국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고 한국음식을 먹어볼 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 또한 있었다. 대부분 불어를 사용하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의사소통이 힘들었다. 그렇게 어색하고도 설레는 첫번째 밤이 지나고 다음날 우리가 할 일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우리가 맡은 프로젝트는 마을에 있는 옛날 빨랫터를 복구하는데 필요한 기초공사를 하는 일이었다. 워크캠프가 시작된 때가 8월이라 햇빛이 너무 뜨거웠고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바닥에 배열되어 있는 돌들을 다시 재배치하고 시멘트를 바르는 일들을 했다.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통하고 더운 날 일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힘들고 재미도 없었다. 점심시간이나 일이 끝나고 돌아오면 바로 골아 떨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친구들과 친해지고 함께 힘을 합쳐 일을 한 후 돌아와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놀면서 일이 힘들어서 하기 싫다거나 말이 잘 안 통한다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후 함께 밖에 앉아서 하늘을 보며 음료수와 위스키한잔을 마시면 하루 종일 힘들었던 일들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러던 도중 남자3명이 다른 남자 참가자 한명의 휴대폰과 돈을 숨겨 경찰이 와서 그 남자아이들이 조사를 받고 그 다음날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 그 일을 해결하느라 우리는 이틀 정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일주일만에 3명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다른 참가자들 역시 허탈해 했고, 나 역시 당황스러웠다. 큰 문제 없이 워크캠프를 종료할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서 처음에는 왜 하필 내가 있는 팀에서 이런일이 일어날까 싶어서 짜증도 나고 왠지 다시 예전 분위기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고 사람이 줄어들어 일하는 것도 막막해서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예전의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일을 끝내고 함께 보내는 여가시간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시간들은 각각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 얘기하는 시간이었다. 각 나라에 대해 설명해주고, 특히 내가 있었던 기간 동안 올림픽 기간이어서 공통관심사인 올림픽이야기로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 각국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돈을 보면서 서로 신기해하였고 특히 한글로 친구들의 이름을 써주니 정말 관심이 많았다. 어려워 보이고 또 신기하다면서 서로가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달라고 했다. 또 한날은 각국의 음식을 선보여야하는 날이 있었는데 나는 한국에서 준비해온 불고기소스로 불고기를 만들었다. 불고기는 예상대로 인기가 아주 많았고 다들 맛있다고 해주어서 뿌듯했다. 점점 시간이 가면서 마지막이 다가올 때가 되니 너무 아쉬웠다.처음에는 2주라는 시간이 되게 길고 막막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잊지 못할 시간들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첫날과 같이 마을사람들이 모여 우리가 일했던 곳에서 파티를 열었다. 빨랫터의 물에 초를 켜 띄어놓고 아코디언 연주도 듣고 다들 우리가 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나도 정말 아쉬웠다. 깊은 밤이 되어 마을사람들이 다 떠나고 파티가 끝났을 때도 누구도 먼저 숙소에 가자고 말하지 않았다. 서로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숙소에 들어와서도 학교 운동장에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얘기를 하고 러시아친구가 가져온 보드카를 한잔씩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가는게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 헤어지는 날 내가 제일 먼저 숙소를 떠났는데 너무 아쉬워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2주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정말 잊지못할 시간이었던 것 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과 또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는 마을에서 보냈던 시간은 나에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