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작은 마을, 잊지 못할 첫 워크캠프

작성자 김민이
프랑스 JR12/202 · DISA 2012. 07 38930 Saint-Maurice-en-Trièves

AVT ERMITAGE JEAN REBOUL 3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고등학교 1학년 때, 교무실 앞 게시판에 국제워크캠프 기구 해외봉사활동 참가자 모집 이라는 공고를 보았다. 아무런 정보도 없었지만 그 공고를 본 순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께 허락도 받지 않고 지원하여 합격을 했었다. 결국 방학 동안 학교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선생님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다녀온 베트남 해외 자원 봉사는 봉사라는 이름의 활동보다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곳의 문화를 통해 내게 많은 것을 전해주었다. 그 캠프를 다녀오고 나서, 같은 기관에서 주최하는 워크캠프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당시에는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자격조건이 만족되는 대학생 때 꼭 워크캠프에 참가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대학교에 들어와 원했던 대로 워크캠프와 배낭여행을 더불어 준비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가는 워크캠프인 만큼 워크캠프가 처음 시작되었던 프랑스를 다녀오고 싶었다. 다양한 주제가 있었지만 내가 평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 분야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더욱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선택하였다.
공항에서 기차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간 워크캠프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한국에서 주어진 정보가 많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주어진 활동이나 생활도 워크샵에서 들었던 다른 캠프와는 많이 달랐다. 내가 다녀온 캠프는 워크캠프 참가자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20명 남짓의 현지 스테프와 4명의 워크캠프 참가자가 더불어 봉사를 진행하는 형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캠프리더도 없었고, 워크캠프 특유의 활동도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밤 늦게 까지 활동을 하고, 쉐프가 있어 따로 음식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현지 스테프의 경우에는 워크캠프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교통비 등의 지원을 받고 봉사를 목적으로 참가한 봉사자 들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지긋하신 분도 계셨고, 사회복지 혹은 간호 등을 전공하는 학생이 많았다. 캠프 내 사용언어는 영어라고 정보를 받았었지만,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는 프랑스어가 사용되었다. 내가 했던 일과는 장애인 vacationer 들을 돌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는 프랑스어를 알아들어야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불어를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지 스테프 중 영국 출신의 봉사자와, 영어와 불어를 모두 할 줄 아는 몇몇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일을 진행했다.
내가 다녀온 워크캠프의 경우에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 까지로 일과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 vacationer가 늦게 자고 싶어하는 경우에는 그들을 기다렸다가 vacationer가 모두 잠에 들면 회의를 마치고 자정이 넘어 우리의 일과가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장애인 캠프인 만큼 번갈아 가면서 밤을 새가며 1시간에 한 번 씩 순찰을 돌고 깨어있는 vacationer들을 돕기도 하였다.
대체로 우리는 7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8시쯤 vacationer 들을 깨우고 씻기고 아침을 드렸다. 장애인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에는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점심을 먹기 전까지 간단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점심을 먹고는 몇몇 vacationer들은 낮잠을 자기도 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하기도 하였다. 여러 프로그램들과 티타임 그리고 저녁시간이 끝나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카바레 등의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였고,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피곤한 순서로 vacationer 들을 방으로 모셔다 드렸다. 모든 일과가 끝나면 모든 봉사자들이 모여서 필요한 사항을 체크하는 회의시간을 가졌고, 그 후에 우리도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기관을 방문해 봉사를 할 때에는, 봉사자들에게는 식사를 돕거나, 말벗이 되어드리는 간단한 일만이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워크캠프에 참가할 때도 이런 활동을 생각하고 참여를 했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씻기고 입히고 기저귀를 가는 등 정말 모든 활동을 봉사자가 스스로 해야했다. 매일 아침 한 사람당 한 명의 vacationer가 주어지면 그 분을 깨우고 기구를 사용해 화장실로 옮기고 씻기고 옷을 입히고 식사를 돕는 등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덕분에 샤워베드, 휠체어, 침대, 리프트 등 다양한 기구의 사용방법도 배웠고, 씻기거나 먹이는 다양한 테크닉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20명 남짓의 vacationer의 특이사항이 모두 다르고 또 그것에 따라서 그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프랑스어를 할 줄 몰라서 항상 통역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이상의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워크캠프에 비해 일은 힘들었던 만큼 느끼는 것도 많았고 그 곳에서 정말 자신을 나누고자 참가한 봉사자들과 함께하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되었던 것 같다. 모두가 정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정말 나서서 돕지 않으면 내가 할 일이 없을 정도로 모두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Can I help you? ” , “Please let me help you.” 였고 또한 그렇게 묻는다 해도 대답은 항상 “It’s okay.” “I’m good.” 일 정도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가 하나되는 곳, 천사 같은 사람들이 모여 항상 웃는 얼굴로 일했던 곳이 내가 2주 동안 지냈던 Ermitage 를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