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하노버 깡촌에서 찾은 진짜 자유
Peace Center in Sievershaus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외봉사를 떠나면 나의 미래에 조금 더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고, 그런 의미에서 학교에서 지원하는 워크캠프 봉사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였다. 내 성격이 워낙 독립적이고 타지에서도 그럭저럭 잘 적응해 사는 타입이라 더더욱 그런 부분에서는 걱정이 없었기에, 기회를 잡아냈다. 사실 처음 들었을 때는 지역 주민들과 만남의 장이 많고, 축제나 행사, 센터를 꾸미는 등의 준비를 하게 될 것이고 체력적으로 힘든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교육 목적이 짙은 곳이었다. 개인적으로 이곳에 가게 된다면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고 일교차와 날씨가 많이 오락가락하니 옷을 잘 챙겨 가라고 조언하고 싶다. 나 같은 경우 워크캠프에 가기 전 20일 정도 추가 유럽 여행을 준비했었는데, 유럽에 가게 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으니 가기로 결정했다면 이런 부분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시버스하우젠 평화 센터는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부터 도보로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하노버와 가깝긴 하지만 깡시골이고, 역과 센터를 오가는 버스도 시간당 1대 정도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고 독립적인 센터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리더 두 명을 필두로 삼시세끼를 돌아가면서 요리하고, 4타임으로 나눠 핸디워크(노동), 워크숍(학습)을 병행한다. 중간중간 주변 청소년 센터를 방문하거나 지역 축제에 방문하여 밥을 먹거나, 하노버 관광 등의 이벤트도 끼어 있어 지나가는 2주가 빠르게 느껴질 정도였다. 2주 기간 중 끼어 있는 2번의 주말은 자유 시간으로 주어져 개인 관광이나 자유시간이 주어지기에 독일 관광 또한 쉽게 할 수 있었다. 인원은 대략 19명 정도로 대인원이었다. 한국인은 나뿐이었고, 대다수는 유럽 문화권에서 오게 된 사람들이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첫 번째 주말에 근교 도시로 나갔던 관광이었다. 운이 좋게도 그 시기에 퀴어 퍼레이드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규모 그룹으로 센터 강사와 함께 다니며 가이드도 듣고 맛있는 것도 먹고 마시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으며, 모두가 베를린으로 여행을 간 사이 리더 두 명과 남은 사람들끼리 근처 호수로 가 수영을 한 경험은 정말이지 잊지 못할 최고의 경험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 캠프는 일반적인 한국의 청소년 합숙 캠프와 달리 인솔자가 존재하지 않고, 나이 또래의 두 명의 리더와 다른 사람들과 조율하여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했다. 누가 밥을 할지, 언제 장을 볼지, 어디에 놀러 갈지, 남는 시간에는 무엇을 할지, 회의를 어떻게 몇시간이나 할 지 또한 우리가 정하는 것이었기에 한국식 합숙 캠프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인솔자 없는 캠프라는 것을 처음 접하고 굉장히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일반적인 ‘어른‘ 인솔자가 없을 뿐이지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두 명은 굉장히 능률적이고 리더십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는 점은 다른 이들이 그들을 존중하는 것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서 위화감 없이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리더 외의 다른 참가자들은 유럽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대다수였는데 동남아/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은 없다시피 했고 대부분이 유럽 지역 사람들이었다. 나 같은 경우 타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사실 이것은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다. 나는 영어 리스닝이 겨우 되고, 말하는 것은 의사전달만 겨우 하는 수준의 낮은 수준의 영어구사자였기에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중국어, 터키어, 스페인어 등 자신의 언어권 사람들과 친해진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해외봉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영어 스피킹이 확실히 되는 경우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한국 영어 2등급 아래로는 추천하지 않고 싶다..) 그러나 이곳에서 진행했던 평화에 대한 수업이나 현장 학습은 정말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독일에서 일어난 수많은 학살과 죽음들을 받아들이고 독일인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은 수준 높고 유의미한 것들이었다. 한국에서 진행하는 단순 강의형 수업이 아니라 참가자들끼리 의견과 생각을 나누고 충분히 의사소통하도록 유도되는 유럽식 교육은 처음 받아보았는데, 정말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이곳은 인솔자는 없지만 이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많았기에 다양한 연령의 도우미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부대낄 수 있는 곳이었다. 여러 가지 조형물과 상징물을 이용한 영상 제작, 챌린지, 토론과 교육은 그런 과정을 더욱 유의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또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그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유의미한 교육으로 느껴졌다. 만약 독일로의 워크캠프를 생각하고 있다면, 2차 대전이나 역사에 대한 배움을 기대한다면 이곳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센터에서 지정한 강사에 의해 수준 높고 좋은 강의를 제공하고, 체력적으로 힘든 일도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