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바다와 사람 사이에서, 함께 만드는 섬의 시간

작성자 김다은
한국 IWO-72 · 교육/문화 2026. 07 - 2026. 08 전라남도 여수시 거문도 장촌마을

거문도 워크캠프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평소 사람과 공간, 그리고 지역사회가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경험을 만들어가는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도시설계를 공부하면서 공공공간과 커뮤니티, 문화와 예술이 사람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왔고, 국제 협업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왔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실제 지역사회 안에서 경험해보고 싶어 IWO-72 거문도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캠프는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활동한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사전에 캠프의 일정과 지역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고, 참가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활동 내용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해양환경 정화와 해양 폐기물을 활용한 마을 아트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가 가진 공간·예술 관련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과 생활하고 함께 식사하고 활동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경험을 기대했습니다. IWO가 추구하는 세계시민의식과 문화교류의 의미처럼, 이번 캠프를 통해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거문도에서의 시간은 매일 정해진 일을 수행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함께 생활하며 식사를 준비하고, 해양환경을 정화하고, 마을의 공간을 가꾸는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해양 폐기물을 활용해 마을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는 아트 프로젝트는 제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공간과 예술, 지역사회의 관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활동이었습니다. 거문도의 바다에서 발견한 쓰레기를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결과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은 것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언어와 문화가 달라 조금 어색했지만, 함께 일을 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쉬는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캠프에서는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식사와 활동을 함께 운영하도록 했고, 저 역시 리더로서 참가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특히 Global Table에서는 각자의 나라에서 가져온 음식과 문화, 이야기와 공연을 지역주민들과 나누며 서로의 일상을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음식을 나누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제가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공간을 설계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결과물과 디자인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번 경험을 통해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관계와 기억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거문도에서의 활동은 거창한 건축이나 대규모 개발이 아니라, 바닷가를 함께 청소하고 마을의 공간을 가꾸고 주민들과 음식을 나누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작은 행동이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하며, 지역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국제적인 환경에서 리더로서 활동하면서 \'잘 이끄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참가자마다 성격과 문화,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으로 모두를 이끌기보다는 각자의 차이를 존중하고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IWO가 워크캠프에서 중요하게 제시한 팀워크, 책임감, 열린 태도와 유연성이 실제 현장에서 왜 필요한지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거문도에서 보낸 시간은 제가 앞으로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공공공간과 예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간을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워크캠프에서 만난 사람들과 지역주민, 그리고 함께 가꾼 거문도의 풍경은 그 방향을 더욱 분명하게 해주었습니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곳에서 배운 \'함께 만드는 경험\'을 오래 기억하며, 제가 속한 공간과 지역에서도 작은 변화부터 실천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