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테레진, 낯선 곳에서 시작된 우정

작성자 곽지은
체코 SDA 301 · AGRI/RENO 2012. 06 Ceske Kopisty

Organic Farming at Camphill Community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두 달 간의 유럽여행을 계획했고, 여행 중간에 2주간의 워크캠프 일정이 있었습니다. 워크캠프가 시작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몇몇 참가자와 미리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캠프리더들이 페이스북에 미팅포인트로 가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줘서 찾아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캠프 시작 3일 전에 미리 프라하에 왔습니다. 그리고 워크캠프 당일 Nadrazi holesovice 버스정류장에서 미팅포인트인 Terezin 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약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는 인원이 꽤 많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누가 캠퍼인지 몰랐는데, Terezin 정거장에서 내리는 모두가 같은 워크캠프 참가자였습니다. 기다리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약속된 시간이 조금 지나 캠프힐 관계자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습니다. 캠프힐은 테레진에서 차를 타고 10분~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캠프힐에 도착했을 때, 숙소를 보고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참가하기 전에 이전에 진행되었던 캠프 보고서를 많이 보았었는데, 그 보고서에 첨부되어있던 사진 속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시설은 안 좋은 편인 것 같습니다. 미리 보고 가지 않으신 분들은 실망할지도 모르겠어요! 큰 홀 같은 곳에 매트를 깔고 그 위에 각자의 침낭을 펴 놓고 생활했습니다. 6월이었지만 아침, 저녁으로 정말 추워요. 침낭은 약간 두툼한 것을 가져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자 화장실 하나, 남자 화장실 하나 있는데, 샤워실 하나이고 남자화장실 내부에 있습니다. 총 11명 중 여자 참가자가 9명 남자 참가자가 2명이었는데, 남자 화장실을 거의 공용으로 사용했어요. 샤워실은 따뜻한 물은 정말 잘 나옵니다! 작은 부엌도 있는데 이 곳에서는 주로 설거지를 했습니다. 요리는 우리 건물 옆, 캠프힐 사람들이 지내는 곳의 넓은 부엌을 이용했습니다.

첫날은 캠프리더들이 체코 전통음식을 해주었고 어색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자기소개 하면서 다시 한 번씩 인사 하구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부터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했던 일은 유기농 농장 일 돕는 것과 캠프힐시설 보수를 돕는 일이었습니다. 유기농 농장은 규모가 상당히 크고, 위치는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농장 일은 잡초 뽑기, 묘종 심기 등등 이었습니다. 시설 보수 돕는 일은 숙소 바로 뒤에서 했구요 2주 동안 4일 정도 한 것 같고, 나머지는 다 밭일을 하였습니다. 주된 일은 잡초 뽑는 일이었어요.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이 정도 일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날이 더운 날에는 잡초 뽑는 일이 상당히 힘들었어요. 햇빛은 쨍쨍 내려쬐고 쪼그려 앉은 자세로 몇 시간 동안 잡초를 뽑으니 말이죠. 일이 힘들어서 몇몇 참가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니까 다 하였습니다. 그래도 날이 선선한 날에는 잡초 뽑는 일에 적응이 되니 할만 했던 것 같습니다. 시설 보수는 무너진 건물에서 나온 벽돌을 수레에 싣고 옮겨서 쌓는 일, 건물 지붕에 있는 벽돌 같은 것도 옮기구요. 여자들이 하기에는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벽돌이라 해도 작은 갈색 벽돌이라기 보다는 큰 콘크리트 덩어리 같은 것이었어요. 많이들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잡초 뽑는 일 할 때도 힘들어 하는데 이 일 할 때는 차라리 잡초를 뽑고 싶다고 할 정도로요 ㅎㅎ
일은 힘들었지만 해 놓은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했고, 다른 친구들과 서로 얘기 나누면서 하면서 즐겁기도 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째 주에는 주중에 하루 캠프힐 관계자분들이 오후 일을 빼주시고, 근처 테레진에 구경다녀 오라고 하셨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감옥으로 사용되었던 곳과 옛 유대인 수용소에 갔습니다. 2차 대전 때 유대인 수용소 이런 것들을 영화에서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 수용소를 가니 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이드 해주시는 분을 따라서 다들 엄숙하게 그곳을 보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첫째 주 토요일에는 기차 타고 그 근처 다른 마을에 구경을 갔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먹고 맨날 캠프힐 근처의 작은 슈퍼에만 가다가 큰 마트에 가서 다들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한 친구가 사정이 있어 일주일만 함께 생활을 했는데 마지막이라며 캠프힐 근처의 작은 펍에서 정말 신나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이날 일은 생각해보면 다들 웃을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작은 해프닝들. 자세히는 적지 못하지만 정말 재미있던 밤이었어요. 그리고 일요일에는 또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작은 박물관 같은 곳도 가고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산 꼭대기에 있는 성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 갔을 때도 올라갈 때는 도움을 받아서 잘 올라갔는데, 내려오는 길에 길을 잃어서 한참 헤맸던 기억이 나네요. 비도 오는데 인적 없는 숲 속에서 길을 일어서 다들 한동안 패닉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에는 다들 당황했지만 재미있었던 기억이에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이제 둘째 주, 둘째 주에는 어찌나 시간이 잘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첫째 주에는 시간이 잘 안갔는데 둘째 주는 정말 빨리 간다며. 매일 일 끝나면 순서 돌아가면서 저녁 요리해서 먹고 쉬고 게임하고 맥주도 마시고 그랬어요. 밤 늦게까지 수다 떨다가 잠들구요. 아, 그리고 둘째 주 부터는 프라하서 중학생 한 클래스가 이 곳으로 봉사활동을 와서 같이 지내야 했어요. 물론 화장실도 같이썼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정신없고 숙소가 너무 북적거려서 싫었는데 이것 또한 적응이 되더라구요. 아이들이 귀엽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International Day 라고 해서 간식거리로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서 먹고 각자 자기들의 나라에 대해 짧은 프리젠테이션을 했습니다. 저희 캠프에는 저 포함 한국인이 둘이어서 그 동생이랑 같이 간단하게 PPT를 만들어서 발표했어요. 우리나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한글을 알려주었습니다. 간단한 인사말을 알려주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애들이 안녕~안녕~이러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아, 그리고 식사는 아침의 경우 빵, 시리얼, 햄, 치즈 같은 것들을 먹었습니다. 캠프리더들이 조금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주었습니다. 점심은 캠프힐 관계자 분들이 만들어서 제공해 주십니다. 저녁은 참가자들끼리 순번을 정해서 각자 전통 요리나 할 수 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저희는 닭죽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애들이 다 맛있다고 하고 잘 먹으니 정말 뿌듯하더라구요! 캠프힐에서 먹을 것들을 정말 많이 챙겨주셔서 정말 다들 엄청 먹었던 것 같습니다. 전통 요리를 만들 때 어떤 재료가 필요하다고 미리 말하면 그곳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은 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캠프힐 숙소에서 와이파이가 안됩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는 있는데 랜선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가져간 친구들은 꽂아서 사용하곤 하였고 캠프리더가 가져온 컴퓨터를 다 같이 사용했습니다.

둘째 주는 정말 금방 지나가버렸고 어느새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밤에는 다같이 술 마시면서 아쉬움에 늦게까지 이야기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선물 교환도 하구요. 일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헤어질 생각을 하니 언제 이렇게 빨리 2주가 지나갔나 싶었습니다. 헤어진다는 생각에 사진도 엄청 많이 찍고. 다음날 아침 각자 분주히 짐을 싸고 몇몇은 오전에 떠나고, 시간 여유가 있는 친구들은 오전 일을 하고 오후에 캠프힐을 떠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다같이 단체 사진 찍고 서로 포옹하면서 인사하는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각자 헤어지고 지금은 가끔씩 페이스북에 안부 인사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보고서 쓰면서 워크캠프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고 있는데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앞으로 다같이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같은 곳에서 2주 동안 지내면서 정도 들고 정말 좋은 추억 만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캠프힐로 워크캠프 가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