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허허벌판에서 찾은 2주, 체코 워크캠프

작성자 박승은
체코 SDA 302 · AGRI/RENO 2012. 06 - 2012. 07 리토르메르지체

Organic Farming at Camphill Community I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6개월 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 달간 유럽 여행 및 워크캠프는 어학연수를 가기 전부터 제가 세운 계획 중 하나였습니다. 워크캠프가 우선이었던 유럽 여행이었기에 여행 일정을 잡기 전 워크캠프부터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던 유럽여행 중 제일 평화로웠던 나라로 기억에 남은 체코로 지원하였습니다. 막상 체코 프라하에 도착한 당일 짐이 오지 않아 항공사에 머물 주소를 남겨놓고 숙소에 돌아와 그 사이 2주간의 캠프를 어떻게 보낼 수 있을 지 걱정이 컸습니다. 다행히 2틀 뒤에 짐이 도착하였고 워크캠프 미팅 당일, 프라하에서 버스로 1시간이 미처 떨어지지 않은 도시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워크캠프 장소는 관광지로 유명한 프라하와는 달리 허허벌판의 밭과 산뿐이어서 놀랐지만 마중 나온 캠프리더를 만나 안심하였습니다. 첫날은 총 8명의 참가자들이 서로의 이름을 외우고 관심사 및 워크캠프 참가 목적을 알아 가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착 첫날 마주하게 된 사실은, 체코 현지 중학생 30명이 저희와 함께 워크캠프 기간 중 3박 4일을 보내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먹고 자는 숙소가 그 인원을 다 수용하기에 부족해 학생들 중 일부는 바깥에 텐트를 쳤고 40명에 가까운 참여자들이 화장실과 샤워실 하나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손짓과 눈빛으로만 의사소통을 한 점과 화장실과 샤워실 하나 및 좁은 부엌을 공동으로 이용했던 것입니다. 워크캠프 마지막 날 다같이 느낀 점을 얘기하는 시간에 모두가 입을 모았던 부분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후에 모든 것을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생각했습니다. 오가닉 농사를 돕기 위해 농장의 잡초를 뽑거나, 때가 된 농작물들을 수확하고, 옆 마을의 사나운 개의 침범을 막기 위해 건물 외벽을 쌓는 것이 우리의 주된 일이었습니다. 쉬운 일이기도 했지만 낮의 햇볕이 너무 뜨거워 그마저도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하루 6시간을 꼬박 채워 일을 하였고 너무 열정적이고 열심인 리더들을 보며 쉬는 시간조차 쉴 수 없이 일을 했습니다. 당번을 정해 지역주민과 함께 점심을 준비하고 저녁도 돌아가며 자신의 음식을 선보였습니다. 매 끼니는 농장에서 수확한 채소로 이루어졌고 캠프에 참가한 참가자들 및 농장의 사람들 대부분이 채식주의자였기에 체코 국경일을 기념한 오리고기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채식으로 식사를 하였습니다. 육식을 선호하는 저에게 채식주의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둘째 날 구토에 열이 나며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열망했던 워크캠프에서 예상하지 못한 아픔에 속이 상하였지만 며칠이 지나 채식은 물론 옆 친구를 위로하는 저를 발견하고 그 회복력에 놀랐습니다. 캠필이라는 공동체로 이루어진 이곳은 유럽 전역에 있는 공동체로서 인류학에 근거하여 모든 삶을 영위해가고 있습니다. 정신지체 자들과 함께 자고 먹으며 그들의 테라피를 자연에 근거를 두고 베이킹, 세라믹, 잼 만들기 등을 통해 뭐든지 함께 하였습니다. 체코어를 할 수 있었다면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참가자들끼리 주말 및 자유시간에는 근처 성을 방문하였고 동네 레스토랑에서 주로 인류학과 앞으로의 환경문제에 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고 특별히 유럽인들의 생각이 아시안과는 정말 다르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럽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더 많은 부와 경쟁력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아시아가 또 한편으로 돌보아야 할 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저 먼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14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기도 했던 시간이 휙 하고 지나갔습니다. 마지막 떠나는 날 저만 다른 도시로 이동이 잡혀있어서 하루 더 같이 보내기로 한 참가자들과 작별인사를 하는데 캠프리더들이 눈물을 흘려 마음이 찡했습니다. 해보지 않았던 경험이었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처음 마주한 환경에 힘들기도 했기에 떠나는 날은 뿌듯함과 기쁨이 컸는데, 리더들의 눈물은 기쁨에 더한 무언가를 안겨 주었습니다. 또 다시 그 멤버로 만날 수는 없겠지만 같은 마음으로 봉사한 우리의 마음이 전 세계 또 어디에서 만나 그와 같은 좋은 사람들을 또 다시 만날 거라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대학 4학년 한 학기를 남겨놓고 못해보고 졸업하면 후회할 것 같아 무리했던 워크캠프. 막연한 기대감과 호기심에 답을 얻고자 떠났던 봉사활동은 예상보다 힘들었지만 제가 어떻게 역경을 견디고 헤쳐나가는지, 사람을 만나는지, 무슨 마음으로 하는 게 봉사활동인지 그 이상을 알려주었습니다. 영어가 부족하다고 느껴 2년을 미루며 도전할 수 없었던 워크캠프를 해 냈고 그 두려움을 이기고 도전했다는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이 경험을 이제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누군가 저처럼 고민하고 있다면 “고민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 답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