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토고, 스무살의 호기심을 만나다

작성자 진종민
토고 FAGAD WHV 02 · HERI/ CULT 2012. 07 토고 Lama Kara

WHV- Koutammakou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는 이번 2012년 여름에 해외자원봉사에 참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와중에, 재학중인 대학교 주관 해외자원봉사, 대/중소기업에서 주관하는 해외자원봉사 등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몇 년 전에 우연히 가입해 놓은 IWO홈페이지에서 UNESCO_WHV에 대한 소개 메일을 접하고 ‘이거다!’하는 생각에 지원했던 것 같습니다. 남들처럼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지 않고 지원한 게 사실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매혹시킨 점은, 비록 100퍼센트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제가 세계 각지의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살이 되면서 생각했던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 신비로움이 저를 끌어당겨, 아프리카에서 활동할 현지 세계유산의 정보를 알아본 후, 1, 2지망을 모두 아프리카로 써버렸습니다. 그렇게 전 추가합격으로 겨우 2지망에 써냈던 토고에 갈 수 있었습니다.
날 매혹시킨 것처럼, IWO의 가장 큰 장점은 다국적 참가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참가한 토고의 경우,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써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미국과 영국인 참가자는 거의 발견할 수 없는 반면(심지어 관광객조차 영어권 국가에서는 잘 오지 않습니다.) 프랑스인을 필두로 많은 유럽인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다양한 분야의 견해를 공유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Korean인 저에게 North Korea에 대해 궁금해했고, 전 Greece發 유럽 경제위기가 궁금했는데, 이를 통해 사람이 어떤 상황을 옆에 끼고 살다 보면, 거기에 익숙해져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감각이 무뎌진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납니다..
토고의 시내 풍경을 본 한국인이라면 대개 생각하는 한마디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1960년대 사진을 보는 것 같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풍경을 본 후, 새삼 대한민국의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발전이 놀랍게 다가와, 한국에 돌아온 지금 故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경제 정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GNP 100불이 되지 않던 5,60년대 한국에 비유될 만큼, 사실상 토고는 경제적 여건이 살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나는 세계의 모든 가정에 컴퓨터가 한 대씩 설치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한 빌 게이츠의 말이 무색하게, 소수의 부유층을 제외하면,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Cyber Café에 가야만 하고, 세계를 정복한 Mcdonald의 Golden Arch를 이 곳에서는 단 한 곳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한번은, 희뿌연 우물 물을 퍼다 마시는 사람이 대다수인 토고의 풍경을 바라보며 ‘나 같은 녀석이 기껏해야 뭘 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에 빠져 낙담한 적이 있었는데, 한 Team mate는 ‘나 같은 녀석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어! 그게 뭘까?’라며 고민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부끄러움과 동시에 그에게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3명으로 시작한 NA DOBA팀은 저희 활동기간이 끝날 무렵 9명으로 불어 있었는데, 저희 팀은 평균 연령 33세로서 다른 팀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최고령 참가자는 63세의 이탈리안 Mr. Maximus 였는데, 선입관이지만 봉사를 받아도 이상하게 생각지 않을 연세이심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체력과 시간, 돈을 쪼개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은 저에게 큰 감동과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는다.’ 이 말은 사랑 이야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살다 보면 무언가를 해야 하는 보편적인 연령대가 존재하지만, 이것 또한 사람에 의해 정해져 있는 것일 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세상 모든 일에 ‘늦은’ 건 없다고 생각하게 해 준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다른 국제화 프로그램에 비해 기관 측에서 참가자를 위해 준비해주는 요소도 적고, 참가비를 비롯한 모든 것이 자가 경비로 충당된다는 단점 때문에 ‘배낭 여행과 다를 바가 무어냐!’라며 주변 지인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지만, 그만큼 충분하고도 넘치는 경험을 하고, 느끼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국내 대학생이라면 참가하기 쉬운 ‘농민학생연대활동 또는 농촌학생체험활동(줄여서 농활.)’에 참가한 경험이 많은데, 농활에서 8~10시간 땡볕 아래 주구장창 일한 기억을 떠올리며 아프리카로 떠난 제게, 그들은 너무도 많은 개인시간을 제공해 주어, 본인이 조금만 더 부지런하고 계획적이었다면 훨씬 좋은 경험을 가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