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몽골, 낯선 곳에서 찾은 성장

작성자 정해윤
몽골 MCE/06 · AGRI/KIDS 2012. 06 몽골 Buhug river

Orphanage farm-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하기 전에는 몽골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전에 방문했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지라, 바로 작년에 참가했던 사람의 후기를 많이 참고하여 걱정 반 기대 반의 느낌으로 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워크 캠프 시작일보다 하루 먼저 도착했기에 울란바토르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숙박을 해야 했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로 향하는 길에 느낀 건, 몽골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질서정연하게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지 않지만 6개월, 1년 정도만 지나도 많은 것들이 변하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연하게 우리나라보다 문명 발전도가 낮아서 전기나 통신시설을 많이 이용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한 나라의 수도답게 Wi-Fi나 인터넷 등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참가자들이 게스트하우스로 모여들고 시작당일 아침, 약간은 어색한 분위기에서 워크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워크캠프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캠프 참가자 프랑스인 친구와 항상 이야기했던 건 먼발치에서 본 우리들의 고아원 캠프는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고아원은 아무것도 없는 잔디가 펼쳐진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저희 워크 캠프를 담당하는 몽골인 친구에게 주변 가이드를 받고 아이들과 잠깐 대화도 하고 교류도 하였습니다. 서양인들도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2명을 제외한 모두가 동양인 친구들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서로들의 나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잘 이해하기 있고, 어울림에 있어서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작년 참가들의 글을 봤을 때 대부분이 몽골의 전통 주거시설은 게르에서 지냈다고 나와있지만 우리는 주방과 방이 2개 딸린 건물에서 생활했습니다. 2층 침대도 구비되어 있었고 한밤중이 되면 기온이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침낭을 이용하면 별 무리 없을 만큼 엄청나게 춥지는 않았습니다. 각 국의 참가자들과의 교류는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오전, 오후에 일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면 늘 옹기종기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도 하고 게임, 놀이도 하고 또 자기 전에 아이들이 참가자들 숙소로 놀러 오면 같이 어울려 놀기도 하였습니다. 하나 더, 작년이랑 달라진 상황을 말하자면 샤워 시설이 생겼습니다. 일이 끝나고 냉수에 샤워를 하면 피곤했던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차갑긴 하였지만 그래도 소리를 지르면서 즐거워하던 그 2주간의 냉수샤워를 잊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감자를 재배하기 위해 밭을 조성하는 일과, 캠프 안쪽 나무들을 가꾸기 위해 물을 주는 일과 그리고 참가자들을 위해 요리를 하는 일, 크게 세 팀으로 나누어서 돌아가면서 일을 했습니다. 일하는 자체도 빡빡하고 고정된 스케줄에 맞춰서 강도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스케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캠프 관리자 차원에서 유동적으로 날씨를 고려해 일하는 시간을 조금 조절한다거나 하는 배려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캠프 중간쯤에는 2박3일정도로 몽골의 리틀 고비 사막으로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물론 조그마하게 여행경비는 본인이 추가로 부담해야 했지만 다들 가보고 싶던 곳이라 전원 참가하는 방향으로 다녀왔습니다. 약간은 반복되는 캠프 생활에 지루해질 수 있을 때여서 그런지 잠시 캠프에서 떠나 참가자들과 여행을 하는 순간은 정말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캠프로 돌아와서는 참가자들과 그리고 아이들과의 교류가 더욱더 활발해졌습니다. 서로가 이제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점점 인식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 많이 대화하고 많을 것을 느끼고 많은 순간을 함께 하려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이 오고, 마지막 날 제가 ‘복순’이라고 한국이름을 지어줬던 아이가 저에게 팔찌를 걸어주면서 눈물 흘리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미처 선물을 준비 못했던 지라 제 손에 있던 손목시계를 풀어주면서 ‘이 시계가 좋진 않지만 시계를 볼 때마다 더욱더 열심히 생활해줘서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 꼭 다시 만나길 계속 기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캠프에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도요. 워크캠프를 통해 제 꿈이 결정되고 제 인생자체가 변화되었다는 정도의 거창한 말은 못하겠지만 인종, 사회적 위치, 환경 등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이 대화하고, 같이 느끼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몽골에 봉사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도와주러 간 것이지만 진정 감사해야 할 사람은 아이들이 아니라 저를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깨닫게 해준 제 자신 인 것 같습니다. 서로의 존재도 몰랐던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생활했던 꿈 같은 2주간의 시간은 끝이 났지만 이게 우리들 전체의 이야기의 끝은 아니길 바랍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
‘Don’t say good bye, See you l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