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몽골, 잊지 못할 여름날의 추억

작성자 배예슬
몽골 MCE/07 · AGRI/KIDS 2012. 06 - 2012. 07 몽골 Buhug river

Orphanage farm-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자들과 함께했던 2-3주간의 소중한 경험… 매일 저녁 활동을 마치고 썼던 일기, 그리운 마음을 담아 가족에게 쓴 편지 등이 책장 어딘가에 있지는 않나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유롭게 자신만의 워크캠프 경험담을 작성해 주세요^^

남들보다 대학생활을 조금 더 길게 하게 되면서, 마지막 남은 대학생활,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졸업을 앞 둔 여름 방학, 마냥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학기를 보내며, 점점 줄어가는 대학생활에 큰 아쉬움을 느끼며,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찾아 보던 중, 유럽 워크캠프에 참가 했던 친구의 경험담을 듣고, 워크캠프에 대해 알게 되었고,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참가국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참가국 선택을 할 때, 한치의 주저도 없이 몽골을 선택했습니다. 작년 일본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알게 된 몽골인 친구를 통해 여러 가지 몽골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었고, 언젠가는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외국을 나가면 관광보다는 그 나라 사람들과 동화되어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을 느끼는 걸 좋아하는 저라,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직접 몽골인들과 생활을 하면서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몽골로 워크캠프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참가신청을 하고, 시간이 흐른 뒤 합격통보를 받고, 이제 본격적으로 워크캠프 참가 준비를 하면서, 참가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몽골로 가는 비행기편의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높아, 제가 준비했던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참가를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많이 남을 거 같아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을 했고, 그 뒤는 순조롭게 참가준비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캠프 참가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부모님께 한번 더 감사 드리고, 정말 부모님 도움이 없었더라면, 좋은 추억과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삼일 뒤 출국 날이라 시험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아, 고생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모든 것이 끝나고, 몽골로 갈 짐 꾸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가기 전 몽골인 친구에게 여러 가지 기후나 식생활 정보를 얻어, 밤낮의 기온 차가 큰 것에 대비해 두꺼운 외투도 준비하고, 필수품목인 침낭과 아이들에게 줄 선물과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드디어 몽골로 출국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무덤덤하게 가족과 인사를 하고, 비행기에 오르고 밤 열한시가 다되어 칭기스 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MCE측에서 픽업을 나와주셔서, 마침 또 같은 비행기에 워크캠프 참가자가 한 명 더 있어서, 첫날부터 순조로운 출발이었습니다. MCE측에서 마련해준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풀고 울란바타르 시내 구경을 하며 캠프 전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울란바타르는 생각과는 많이 다른 곳이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고 놀라웠던 것은 차나 사람들이 신호를 잘 지키지 않아 길을 건널 때에는 항상 위험을 감수하며 길을 건너야 했습니다. 소매치기도 조심해야 할 것 중에 한가지이지만, 길을 건널 때에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생각하는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드디어 27일. 캠프시작 아침입니다.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거의 모든 캠퍼들이 모여있었기에 캠프시작 전부터 인사를 나누고, 친해질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들 차를 타고 출발한지 한 시간 반이 걸려, BUHUG 강 근처인 캠프 장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저희가 지낼 집도 둘러보고, 각자 소개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아이들이 하나 둘 씩 저희가 지내는 숙소로 들어와 먼저 이름을 묻고, 말도 걸어주며 스스럼없이 저희들을 맞아주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너무나 과감하게 스스럼없이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조금 당황도 했지만, 오히려 그렇게 대해준 덕분에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 저희들이 처음은 아니니, 이런 상황들이 익숙했을 것 입니다.
음식을 만들 팀과 일 할 팀을 나누고, 본격적인 WORKING TIME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날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 숙소 뒤에 있는 들판에 자란 잡초를 뽑는 간단한 일을 하고는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는 스케줄이 짜여진 대로 오전, 오후 3시간씩 밭에 가서 잡초를 뽑거나, 밭을 일구거나 하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거기의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은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들만 모아서, 방학일 때는 그 곳으로 와 밭일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조그마한 아이들이 제대로 된 도구도 없이 저희보다 능숙하게 밭일을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일 마저 즐겁게 노래를 부르거나, 얘기를 나누며 웃는 얼굴로 저희들과 함께 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얘기하자면, 보통 아침 6-7시에 일어나, 빵과 차로 아침을 먹고, 9시가 되면, 각자가 맡은 일을 하러 나갑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뒤 휴식을 취하고, 오후 3시간의 일을 끝낸 뒤 저녁을 먹은 뒤에는 각자의 휴식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의 휴식시간에는 거의 매일 아이들이 저희들이 지내는 숙소로 놀러 왔기 때문에 매일 게임을 하기 바빴습니다. 초반 며칠간은 익숙하지 않은 밭일에 몸이 피곤해서 일찍 쉬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금방 적응을 하니, 아이들과 노는 저녁시간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서로 말도 잘 안 통하는 뭐가 그리 즐거운 건지, 그저 웃고 떠들고 워크캠프 참가하는 동안 정말 매일매일 웃는 얼굴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워크캠프를 참가하기 전, 그 전 참가자들의 후기를 보며, 여러 가지 상황을 듣고 갔지만, 가장 어려웠다기 보단, 조금의 불편함이라고 하면, 찬물에 샤워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샤워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아주 행운입니다. 그 전 참가자들은 아예 씻을 수 있는 환경조차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땅에서 바로 나오는 차가운 물에 세수만 하더라도 손이 얼어버릴 듯한 냉기에 매일 샤워를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 이 더운 한국날씨에서는 그 차가운 샤워가 그리울 뿐입니다.
캠프 중간에 프리타임 3일이 있습니다. 그 때는 각자 알아서 자유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나머지 캠퍼들은 리틀고비 투어를 참가 했지만, 저는 캠프가 끝난 뒤 이미 고비여행을 예약한 상태라, 그냥 울란바타르로 돌아가 따뜻한 물에 샤워도 좀 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프리타임이 끝난 뒤 이제 얼마 안 남은 캠프가 다시 시작되었고, 첫 주에 지냈던 때와는 무언가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아쉬움이 점점 커져, 자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아이들과 더 많이 지내고, 사진도 많이 찍고, 캠퍼들과도 밤늦게 까지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2주의 캠프는 끝이 났습니다. 솔직히 캠프 마지막 날에는 헤어진다는 그런 인식조차 못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움 보다는 당장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나며, 아름다웠던 경치와 숙소에서 만들어 먹었던 음식과 뜨거운 햇빛아래에서 흙먼지를 먹어가며 했던 밭일이 너무나 그립고, 가장 그리운 것은 거기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이번 캠프를 참가해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 것 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싶었습니다. 마음과 생각의 정리를 하고 싶어서, 조용한 곳이라 생각되는 몽골로 봉사활동을 가기로 결정해서 떠났고, 거기에 가서 정말 값진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이 너무나 건강해져서 돌아왔습니다. 몽골에 있을 때는 싫어했던 고기냄새 마저 지금은 너무나 그립고, 이번에는 정말 제 힘으로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면 또 한번 주저 없이 워크캠프에 참가 할 생각 입니다. 이 다음에 다시 그 곳에 가서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너무나 기대가 되고, 지금보다는 조금 더 아이들이 지내기에 편하게 바뀌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