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베풂을 찾아 떠난 3주간의 봉사

작성자 김지훈
프랑스 SJ27 · RENO 2012. 07 Esprels

Esprel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처음 국제워크캠프를 참여하게 된 계기는 군전역후, 학과공부에 파묻혀 살면서 전액 장학금도 받고 학업에 충실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지금까지 인생에서 항상 받기만 했지, 다른 사람에게 베풀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걸 조금씩 느꼈다.
그러던 어느날 기숙사 룸메이트 형의 추천으로 국제워크캠프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 문화와 전통을 가진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약 3주간 자원봉사활동을 목적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소중한 경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전율에 사로잡혀 동계방학기간동안 착실히 국제워크캠프 준비를 하였다.
드디어 워크캠프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워크캠프를 하기 전 잠시 영국 런던에 4박5일간 여행을 하고 프랑스 워크캠프장소로 이동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7월 7일 아침일찍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에서 파리로 넘어와서 파리 동역에서 Vesoul역으로 가는 기차를 3시간정도 타고 가서 인포싯에 나와있는 것처럼 Vesoul역에서 캠프리더를 기다렸다.
기차역에서 한국인 참가자 2명도 만났다.
미팅시간이 되자 캠프리더로 보이는 파란 눈의 외국인이 “Workcamp?” 라며 먼저 다가와 말을 물어왔다. 큰 가방에 벌써부터 지쳐보이는 모습이 캠프참가자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그는 캠프리더라고 자신을 소개하고는 차를 타고 이동해야한다고 했다. 마을에서 사람들이 차를 몰고와서 역에 모인 참가자들을 태우고 Esprels의 작은 마을로 이동했다.
20~30분쯤 지났을까, 드디어 우리가 3주간 머물게 될 숙소에 도착! 숙소는 학교로 쓰이던 곳으로 봉사기간동안에는 임시로 숙소로 쓰이는 곳이라고 했다. 간이 침대가 있었고 자리를 배정받은후 미리 준비한 침낭을 펴고 짐을 풀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소개도 하고 간단히 와인과 프랑스 음식도 먹으면서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였다. 나는 참가자들과 친해지기위해 ‘공기’를 가져가서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신기해하면서도 재밌어했다. 공용어가 영어라서 영어를 많이 쓰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프랑스 현지에서 하기때문에 현지인들은 영어를 전혀 못쓰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그날 저녁은 파티가 열렸다. 세계 8개국에서 보인 참가자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고 사진도 같이 찍으며 각국의 인사말도 배웠다. 그 중에는 나처럼 워크캠프에 처음 참가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두번, 세번째 참가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나서 2인1조 혹은 3인 1조로 점심, 저녁을 준비하는 키친팀도 정했다. 처음에는 정말 빵이나 쿠키만 먹고 정말로 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무언가가 많이 부족해보였다. 특히,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바게트는 거의 매일 먹었는데 워크캠프를 하면서 차츰 적응이 되어갔다.
우리가 이번 워크캠프에서 주어진 일은 하천 옆 담장을 쌓는 일이었다. 막상 보면 그다지 어려워보이지 않았다. 캠프리더 베콤과 제네프가 우리가 해야할 일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우리는 일을 시작했다. 일은 아침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중간에 쉬는시간포함해서 6시간정도였다.
우선, 담장에 쓰기위해 마당에 모아놓은 크기가 불규칙한 돌을 망치와 끌, 정을 이용하여 모든 면이 되도록이면 평평하게 깎아야했다. 다행히 프랑스의 날씨는 한국보다 덜 습하고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서 햇볕만 피하면 일하는데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햇볕은 점점 따가워졌다. 그 후에 돌을 옮겨서 시멘트를 바르고 차례차례로 쌓는 것이었다. 시멘트도 모래와 물, 시멘트를 섞어 걸죽하게 만드는게 포인트였는데 가끔 실패해서 고생을 좀 했다. 3주차가 되어가서는 나름대로 돌을 깎는데도 노하우도 생기고 시간도 단축되었다.
그 일하는 시간 이후는 자유시간 혹은 캠프리더가 정한 스케줄에 따라 이동했다. 대게 소소한 행사와 정해진 스케줄이 있어서 자유시간은 많지는 않았다. 마을사람들과 함께 하는 저녁행사 혹은 파티도 많았고, 마을주변에 놀러가거나 근처강가에 수영을 하러가기도 했다. 7월 14일은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이라 이 곳 Esprels의 작은 마을에서도 기념하는 마을 축제가 열려 우리 참가자들도 참가하여 맛있는 바비큐음식도 먹고 행사도 참여하고 게임도 즐기고 폭죽놀이도 보았다. 물론 축제가 끝난후에는 우리도 마을사람들을 도와 뒷정리를 하였다.
밤이 되면 우리는 매일 와인을 마시면서 서로에 대한 궁금한 점도 묻고 답하며, 때로는 음악을 크게 틀고 춤도 췄다. 역시 춤과 음악은 전세계적으로 좋아하는 공통 관심사인 것 같다.
인터네셔널데이에는 8개국 참가자친구들이 각자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마을사람들을 초대하여 대접하는 날인데 나를 포함한 우리 한국인 3명은 애호박전, 감자전분전, 호떡 그리고 돼지불고기를 하였다. 매운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마을사람들은 별로 일부러 맵게 만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맵다며 난리였다. 하지만 호기심가득한 눈빛으로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내가 미리 준비한 호떡믹스와 불고기양념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주말에는 이런 음식파티 말고도 우리는 강가에서 타는 카누나 높은 나무와 나무사이를 와이어를 걸고 외줄 등을 이용해 건너는 트리트랙(treetrek)같은 레저스포츠도 경험했다. 모두 처음해보는 스포츠라 무척이나 힘들었다. 아직까지도 팔다리가 근육이 뭉치고 쑤신다. 하지만 그만큼 추억이 생각난다. 정말로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 아직도 워크캠프가 끝났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는 미리준비해간 한국에 대해 알리는 선물도 각자 나누어주고 기념으로 무지흰색면티에다 8개국 언어로 하고 싶은 말도 써보기도 하였다.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는 친구들도 있었다. 다같이 Esprels wall(담장)이 완성되었을 때의 기쁨의 순간들, 의사소통은 쉽지않지만 바디랭귀지나 몇몇단어들로 통하는 이야기들, 같이 게임도 즐기면서 농담도 주고받았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그 기억들이 생생하다.
물론 지금은 Facebook을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소식과 그때 찍었던 수많은 사진들을 주고 받곤하지만, 같이 동고동락하며 고생했던 순간들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다시 갈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매우 친절했던 Esprels 마을과 주민들, 그리고 참여한 우리의 믿음직한 봉사자 리더들 베콤, 제네프, 베로니카, 뚱뚱보 개구쟁이 이즈마일, 아름다운 터키의 친구들 피나, 에스라, 대화는 많이 못했지만 사진찍는걸좋아하는 러시아의 친구들 발렌티나, 아나스타샤, 묵묵히 일을 열심히 하는 프랑스인 로저, 모자란듯하지만 항상 밝은 프랑스인 줄리안, 한국음식에 관심이 많은 세르비아에서 온 덩치 큰 내 친구 알렉산더, 발랄한 프랑스의 소녀들 루앤, 마니사, 에스파뇰(스페인)의 정열적인 사나이 하비에르, 그리고 물론 말썽도 일으켰지만 여자애들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열심히 일한 한국인 친구들 민정이와 혜선이. 이렇게 한명한명 떠올리며 이름을 나열해 보니 더욱 그리워지는 것 같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안녕~ 프랑스 Esprels, 안녕~ 워크캠프친구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