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Leutenberg, 잊지 못할 여름날의 추억

작성자 김승현
독일 VJF 6.5 · ENVI 2012. 08 Leutenberg

Leutenberg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의 경우,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이, 저 역시 워크캠프와 유럽 여행을 같이 준비하게 됐습니다. 유럽 국가들 여행을 먼저 한 후 워크캠프에 참여하는 순의 일정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워크캠프에서의 추억이 여행에서의 재미와 감동보다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워크캠프를 하기 전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된 것은 일이나 언어적인 부분보다는 인종차별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났던 분 중 이미 워크캠프를 하고 오신 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분의 경우 같은 캠프 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참가자가 있어 여러가지로 신경쓰이고 화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해서 그 부분이 걱정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이미 모여있던 캠프 사람들이 너무나 반갑게 인사하며 환영해주는 것을 보고, 괜한 우려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 캠프 활동 내내 인종차별은 물론 어떠한 차별도 없이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주어진 일을 마치고, 또 함께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 하나 소극적으로 하는 것 없이 모두가 적극적으로 활동에 임했고, 육체적으로 다소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인 친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할 정도로 모두가 다 우리가 하는 일에 책임과 보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약 2주간의 캠프기간 동안 저희에게 주어진 일은 크게 2가지였는데, Fire Salmandor라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작은 시냇물길을 만드는 일과 독일 옛 국경지대에 우거진 나무를 정리하여 후손들이 그곳을 보고 역사를 다시 되새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혀 아쉽거나 부족할 것 없는 캠프 생활이었지만, 굳이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사실 이것마저도 다 즐겁게 느껴졌지만- 아침과 점심(밖으로 일을 나가 따로 식당을 갈 여유가 없기 때문에)에 모두 빵으로 끼니를 해결했기 때문에 일을 하고 난 후 허기진 배가 참기 조금 힘들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도 잠시 저녁에는 항상 각 나라의 음식으로 성대하게 매일매일 준비되었습니다. 저 역시, 캠프에 참가한 한국인 친구와 함께 한국 음식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외국인이 제일 좋아한다는 불고기를 요리했는데, 반응은 감히 모든 음식 중에 최고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하루도 예외 없이 항상 캠프파이어와 맥주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모두가 그러했겠지만, 저 역시 가장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맥주의 나라 독일답게, 많은, 여러 종류의 맥주가 준비되었고,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으며, 서로에 대한 이해, 각자 나라에 대한 이해를 키워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감기가 걸려 하지 못했지만, 하늘이 맑아 밖에서 취침을 하는 추억을 남긴 친구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주말을 비롯해 며칠은 캠프 장소 인근 도시들을 다녀왔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유럽 여행을 한 후 워크캠프에 참가했기 때문에, 여러 도시를 이미 봤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인(캠프리더)이 직접 소개해주면서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단순히 관광이 아닌 조금 더 그 나라에 대해 깊숙이 알 수 있기도 했고, 관광으로 왔으면 안 오거나 못 왔을 곳도 다니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날이 가까워졌고, 다들 추억을 오랫동안 남기기 위해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워크샵에 참여했을 때 작년에 워크캠프를 다녀오신 분의 팁 중, 무지 티를 하나 챙겨가서 그 티셔츠에 캠프 친구들의 사인이나 편지 등을 적어 받아 오면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 역시 챙겨간 티셔츠에 캠프 친구들 모두에게 ‘나에게 편지나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말을 써달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는데, 모두들 흔쾌히 자신들의 언어로 짧은 편지를 작성해주었고, 완성된 티는 제게 상당히 의미 있고 그 어떠한 것보다도 훌륭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저를 보고 좋은 아이디어라며 너도나도 편지를 롤링페이퍼처럼 부탁했습니다.
다른 워크캠프보다는 조금 짧은 12일 간의 일정이 모두 끝이 나고 마지막 날 아침 작별인사를 하는데, 마치 한달 혹은 일년 이상 함께 한 사이처럼 어느새 정이 깊게 들어버려, 마지막 인사를 하기가 씁쓸하기까지 할 정도로 아쉬웠습니다. 단순히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하고 외국인 친구 몇 명 사귀고 오는 것뿐 아닌,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모여 함께 일을 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며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함께 음주가무도 즐기며 즐겼던 2주간은 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항상 간직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