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베트남, 서툰 용기와 특별한 만남

작성자 나리
베트남 SJV1204 · RENO/ KIDS 2012. 04 베트남 하노이

National Pediatrics Hospit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첫 워크캠프였다.
정말 우연이라고밖에 표현하지 못할 사정으로 워크캠프를 알게 된 나는 다른 대학생들처럼 뛰어난 영어실력도, 학벌도 없었다. 이런 내가 혼자서 워크캠프를 준비하고 활동한다는 것은 무모해 보일 정도였다.
워크캠프 참가확정을 받고 서둘러 항공권부터 구매했다. 잘못 생각했다. 성수기가 아닌데, 더럭 항공부터 구매하다니..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보다 약 10만원 그 이상 더 주고 구매했단 사실을 알았다.
떠나기 한달 전부터 우쿨렐레를 샀다. 병원이라 피아노가 없으니 아이들에게 즐겁게 노래해주기 위해선 어떤 것이 좋을까 하다가 생각한 방법이었다. 사실, 전부터 우쿨렐레를 정말 배우고 싶기도 했다. 우쿨렐레는 비교적 다루기 쉬운 악기라서 집에서 혼자 떠듬떠듬 악보 보며 연습했다. 영어책 하나를 사서 집에서 혼자 공부도 틈틈이 했다. 한달 만 영어학원을 다니기엔 너무도 애매모호했기 때문이다.
캠프리더가 보낸 여러 통의 메일이 스팸함에 있었다는 사실을 출발하는 날 새벽에 알았다. 부랴부랴 읽어보니 벽화를 그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한국인 3명, 일본인 1명, 미국인 2명..
네이버 카페에서 만나 한국인 참가자 한 명과 미리 연락은 하고 있었던 터라 한국인 3명이라는 말에 놀랐다. 생각보다 한국인 참가자가 많았다. 당시에는 조금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도 못 하는 첫 워크캠프에서 정말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약 5시간을 날아서 베트남에 갔다. 공항에서 한국인 참가자 언니를 만나고 가까운 호텔에서 묵었다. 다음날, 택시를 타고 예정된 숙소로 가는데 이상했다. 숙소에는 다른 현지인이 살고 있었고, 그 주변은 공사중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짐도 많고 무거운데, 그 주변을 샅샅이 찾으며 돌아다녔지만 말도 안 통하고 너무 무서웠다. 가까스로 캠프리더와 통화를 했다. 숙소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택시를 타고 한참을 가서 숙소에 도착했다. 일본인인 미유키와 한국인 오빠 한 명이 있었고 베트남인 두 명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미국인 두 명은 중년 여성들이었는데 우리와 함께 지내지 않고 따로 호텔을 잡아서 지내겠다고 하였다. 여하튼 맴버들이 모두 모여 자기 소개를 하고 하는 일에 대해 리더에게 설명을 들었다.
베트남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4월의 베트남은 무척 덥다. 우리나라 찜통더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향채와 오이의 향이 강하였지만 쌀국수, 브래드 등등 다양한 음식을 먹었는데, 그 중 분짜가 가장 맛있었다. 베트남의 교통은 매우 좋지 않다. 교통 질서가 없다. 그냥 건너고 싶으면 오토바이들에게 치일 각오를 하고 길을 건너면 된다.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를 수입해서 쓰고 있는데, 굉장히 낡았다. 사람들이 많이 타므로 기사가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해버리는 때가 다반수가 정신차리고 얼른 타면 된다. 처음엔 너무도 이상하고 불편하고 적응하기 힘들었으나, 삼 일 정도가 지나니 조금 무섭더라도 길 건너는 게 되더이다.
우리가 일 할 병원은 아이들 전문 병원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 어린이 병원 정도 되는 것 같다. 시설은 정말 많이 열악했다. 매트리스도 없는 딱딱한 나무 침대에 아이와 보호자 모두가 함께 지냈다. 심지어, 환자가 많은 경우엔 하나의 매트리스에 무려 3명의 환자와 각 보호자들이 같이 지내기도 하였다. 우리는 병원 관계자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는, 벽화 그리기를 하였다. 베트남의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복도 바닥에 앉아, 텅 빈 방에 앉아, 또는 울며 보채는 아기의 침대 위에 올라서 여러 곳에 벽화를 그렸다. 사람들은 벽화를 그리는 우리들을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하였고 다 완성된 벽화는 아이들이 신기해하기도 하였다.
하루 일과에서 벽화 그리기가 끝나면 머리를 다치거나 뇌에 이상이 있거나 하는 중증 환아들이 모여있는 층으로 올라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었다. 우리가 가져온 장난감, 악기 연주, 색칠 공부 등등을 모두 꺼내서 아이들 병상에 가서 같이 놀아주고 설명해주고 그렇게 한 시간을 보냈다. 베트남 아이들의 가지각색 사연들은 우리를 종종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바로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 (병원으로 이동 시간은 시내버스로 약 한시간 정도 걸렸다.) 벽화 그리기 작업 후 병원에서 점심식사. 약간의 한 시간 후 또 벽화작업. 오후 5시가 되면 어린이 병동으로 이동하여 한 시간 정도 놀아준 후 저녁 스케줄. 이렇게 하루를 보냈다.
저녁 스케줄은 매일 변동이 있었다. 환영 파티, International cooking day, 등등 또한 지역사회 연계활동으로 베트남 룸메이트가 다니는 대학교에 가서 그 곳의 대학생들과 함께 게임도 하고 각 자신의 나라의 봉사활동에 대해 발표를 하기도 하였다.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워크캠프가 진행되는 이 주동안 주말이 두 번 있었는데, 첫 주에는 ‘사파(sapa)’라는 고산 마을에 1박 2일로 놀러가고 두 번째 주에는 하룽베이에 놀러 갔었다. 만약 내가 베트남에 그저 관광하러 와서 하룽베이와 사파를 갔었다면 그저 구경에만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워크캠프를 하며 베트남인들의 일상을 보고 그들의 삶의 태도나 의식, 다양한 사고 방식을 알아간 후 진행되는 관광은 정말 신세계였다. 여행만으로는 얻지 못할 경험과 깨달음을 얻었다.






만약 베트남 워크캠프를 계획하고 있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너무 길어서 다 읽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SJ워크캠프를 강추. 하고 싶다. 부디 열린 마음으로 다녀오시길. 나의 캠프리더 ‘하’(당 투 하 Dang Tu Ha)에게 ‘나리’가 여길 강추한다더라 하는 안부도 전해주시길 바란다.^^
이부자리가 조금 불편하고 교통과 공기가 조금 나쁘더라도 주어진 것에 항상 감사하며 늘 행복해하는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내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음을 느낄 것이다.


한 가지 더! 그들은 k pop과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 한 사람들이 많아 의외로 한국어를 알아듣는 사람도 많고 한국인에게 관심이 무.지.하.게 많다. 어디에서든 행동과 말을 조심하길 바란다. 또한 sj스탭들이 전해준 말 중에 한국인이 그 전 워크캠프에 참가했는데, 우리가 분명히 여기 숙소 상태나 이런 저런 일들에 대해 미리 공지 하였는 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불편하고 하기 싫다는 이유로 워크캠프 기간 도중 그만 둔 사람들도 있다고 하였다….. 제발 이런 일 없길 바란다. 그들은 우리로부터 한국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