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첩첩산중, 세상과 단절된 경험

작성자 신섬희
이탈리아 LUNAR 06 · MANU 2012. 06 - 2012. 07 이탈리아 피네몬테현 쁘랄리

Agape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캠프는 6월 28일부터 시작이라 26일날 밀라노에 미리 도착을 했고 1박2일간 밀라노 여행을 한 뒤 같이 참가하기로 한 동행언니랑 AGAPE로 직접 가기로 했다. 언니는 이미 프랑스에서 워크캠프 참가를 이미 했던 터라 이탈리아 워크캠프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높아 보였다. 밀라노중앙역에서 이른새벽에 토리노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토리노역에 내려서 어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야하는지 굉장히 어려웠다. 한참을 헤매고 난 뒤 버스를 탈 수 있었고 피네롤로에서 하차하여 다른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그 버스는 쁘랄리 입구까지 가는 버스였지만 우리가 마지막 승객이라 AGAPE까지 가야한다니까 흔쾌히 AGAPE 입구까지 태워다 주셨다.
처음 아가페에 들어왔을 때 느낌은 굉장히 자연친화적이었다. 첩첩산중에 있어서 그런지 정말 세상과는 단절된 곳 같았다. 우리는 옹기종기 모여있는 친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지만 그 아이들은 봉사자가 아니라 그 기관에 활동하러 온 청소년들이었다. 아가페는 한국으로 치면 청소년 수련원 같은 곳이고 우리는 수련생들을 도와주는 봉사자들인 것이다. 거기 가서야 우리가 하는 내용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실망도 적잖히 했다. 난 그 청소년들이 하는 프로그램을 우리가 하는 줄로 알고 갔는데.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첫날은 쉬고 다음날부터 일을 했는데 나는 부엌에 배치가 되었다. 셰프는 이탈리아 인으로 이름은 발레리나 참 유쾌하고 사리분별이 정확한 사람이라 내가 많이 좋아했다. 하지만 부엌일은 녹록치 않았고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엄청난 양의 토마토와 감자를 썰고 당근껍질을 벗기고 일이 끝나면 아홉시. 우리는 너무 힘들어서 바로 골아 떨어졌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친구들과 맥주페스티벌에 가서 신나게 놀기도 하고 밤엔 음악을 빵빵 틀어놓고 춤추고 노래하고 캠프파이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아가페 언덕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이다. 하늘에 별이 너무 많아서 곧장 내 머리 위로 별들이 쏟아질 것 같았다.
일이 힘들긴 했지만 쉬는 중간중간에 잔디밭에서 선탠도 즐기고 발리볼도 하고 각 나라의 음악도 공유하면서 알게 모르게 정이 쌓여갔다. 우르과이에서 온 친구 조나단은 이번만해도 3번째로 아가페에 오는 친구였다. 신기하게 자기이름을 한국어로 써서 나에게 보여줬다. 난 기함했고 정말 재밌는 친구였다. 또한 조나단은 친구들에게 우르과이 공포영화를 보여줬는데 참 영상에 관심이 많은 캠퍼여서 내가 많이 좋아한 친구다. 우리가 떠나기 며칠전엔 깜뽈라보로의 밤이라 해서 코스튬파티를 했다. 난 한국에서 이미 가져온 한복을 입고 가니 전부 그게 무슨 옷이냐고 신기하고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한복을 가져간 건 참 잘한 일인 듯.
아가페는 가족단위 혹은 청소년, 갓난 아이들이 와서 일주일 내지 이주일 동안 많은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다. 토론도 하고 게임도하고 우리나라의 수련원 처럼 극기훈련을 하거나 힘든 곳이아니라 마음의 휴양지 같은 곳이다. 처음엔 실망을 했지만 나중엔 너무 정이 들어버려서 떠날 때 펑펑 울었다. 아가페에 지원하는 사람들 꼭 한번은 가볼 길 권장한다. 정말 아름다운 경치와 좋은 사람들 우리나라에서 갑갑한 생활속에서 여유를 찾고 나를 찾길 원하는 사람은 꼭 이곳을 가서 많은 생각에 잠겨보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