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무기력했던 나, 덴마크에서 깨어나다

작성자 최진희
덴마크 MS01 · CONS/ENVI 2012. 05 - 2012. 06 Denmark, Brenderup

The Lotus Hous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먼저 워크캠프를 지원하게 되었던 가장 큰 동기는 일상에 적응되어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던 제 자신에게 그 동안 잃어버렸던 도전정신을 다시 일깨워주고 싶었던 점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워크캠프 참가 합격여부에 상관없이 지불해야 되는 40만원이라는 적지 않던 참가비와 영문지원서 등의 버거움으로 포기할까 생각도 하였지만 약 10개월 동안 핀란드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한국에서의 대학생활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생활하고 있던 저를 보며 귀국하기 전에 다시 한번 의미 있는 시간을 유럽에서 마지막으로 보내고 싶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원하였습니다. 정성을 들여 지원서를 작성하니 운이 좋게 해당 워크캠프에 합격하게 되어 교환학생 학기가 끝나갈 무렵부터 핀란드에서 일정에 맞게 워크캠프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 영국&프랑스 여행계획도 짜서 그때부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약 10일간의 혼자 떠났던 좌충우돌 영국&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워크캠프 시작일보다 3일전에 목적지에 도착하여 다른 워크캠퍼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비교적 시간이 남아 저는 캠프리더와 캠프를 주체했던 작은 학교의 교장선생님, 여러 스태프분들 그리고 학생들과 인사를 하며 적응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대안학교 형식의 소규모 학교였던 그곳은 전체적으로 자유분방하며 화목한 분위기여서 첫만남 때부터 어색하지 않게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하나 둘씩 다른 자원봉사자 친구들이 도착을 하였는데 모두들 성격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워크캠프 리더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지는데 큰 어려움 없이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또한 저는 운이 좋게 다른 한국인 참가자분도 1명 더 계셔서 더욱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워크캠프 일정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모든 워크캠퍼들과 친해지게 되어 일정이 시작되던 날부터 아침 일찍부터 진행되던 아침조회를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했던 작업은 친환경소재(나무, 나뭇잎, 모래, 벽돌가루, 빈 유리병 등)를 이용하여 어느 정도 지어진 나무건물을 실내활동이 가능하게끔 창문과 문을 제작하여 바람이 통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었습니다. 캠프리더 이외에 은퇴하신 전문 목수 할아버지 1분과 친환경 건축에 흥미를 가져 이미 여러 채의 건물을 지은 경험이 있던 일명 ‘테크니컬 가이’로 불리었던 30살의 멕시코 형님의 지휘하에 작업이 진행되어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했던 부분도 많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건축에 경험이 아예 없었던 7명의 워크캠퍼들도 손쉽고 재미있게 작업을 하였습니다. 3주 동안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힘들었던 일은 벽으로 만들어진 나무 사이의 틈을 막기 위해 진흙을 만들었던 것인데 이것을 위해 수많은 벽돌을 일일이 망치로 다 깨부수어 모래알 같이 작은 가루를 만들었고 이것을 물에 부어 1차로 진흙같던 것을 만들고 모래와 1:2의 비율로 섞은 뒤 마지막으로 나뭇잎을 넣어 한번 더 섞으면 끈기 있는 완벽한 진흙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섞는 다는게 그 양이 너무 많아 손으로 하는건 불가능하기에 장화를 신고 음악에 맞추어 그 위에서 춤을 추며 발로 일일이 다 밟았던 것이기에 재미는 있었지만 체력고갈이 정말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진흙으로 나무 사이의 틈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매꾸었습니다. 이 작업 이외에도 전문가에게 주문 제작할 창문을 위헤 창문틀을 만드는 작업도 하였는데 이미 조성된 벽 사이에 빈 공간을 일일이 치수를 다 재어 톱과 전기톱 등을 이용해 나무를 잘라서 맞추고 전기드라이버를 이용하여 고정을 하는 작업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창문틀 아래에 빈 공간은 빈 유리병과 진흙을 이용하여 예쁜 벽처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문을 만들 때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여 은퇴하신 목수 할아버지와 멕시코 형님께서 거의 다 제작하셨지만 그 이후에 문과 벽 사이에 틈을 채우는 작업에서는 저희가 치수를 제어 나무를 자르고 고정하여 전체 작업을 완성하였습니다. 워크캠프를 하며 했던 작업은 이 정도로 마무리를 짓고 캠프기간 내에 일상생활에 대해 조금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본적인 하루 일정은 아침 7시 30분기상으로 가벼운 아침식사와 아침조회 이후 12시 점심시간 때까지 오전작업을 하고 점심식사 이후 오후 4시까지 오후작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작업이 끝난 이후에는 오후6시 저녁식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자유시간이었는데 주로 햇볕이 잘 드는 정원에 앉아 커피 혹은 차 한잔을 같이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학교측에서 행사가 있을 때는 그곳에 참가하여 학교친구들과도 시간을 보냈습니다. 캠프리더(스페인, 29살남자)와 28살의 이탈리아 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이가 21살 즈음으로 비슷하고 영어실력도 비슷하여 의사소통에 큰 불편함은 없이 재밌게 놀았습니다. 주말처럼 여유시간이 많이 날 때는 자전거 여행을 떠나 주변지역을 구경하기도 하였고 날씨가 좋을 때는 가까운 해변가에 가서 수영도 하고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였고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는 학생들과 같이 파티도 열어 학생들이 직접 만든 지하클럽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음식을 요리하여 같이 먹기도 하였는데 한번은 한국인 누나와 학교 주방 측의 재료지원으로 불고기와 부침개, 계란국 그리고 밥을 총 25인분 치를 만들었는데 둘 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양을 한번에 요리했던 적은 처음이어서 막막했지만 큰 실수 없이 맛있게 요리를 완성하여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맛있게 한식을 먹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워크캠프를 시작하기는 전에는 3주라는 시간이 정말 길다고 생각하여 약간 걱정도 하였는데 하루하루 정말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을 친구들과 같이 보내다 보니 어느새 끝이 다가와 정말 많이 슬프고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욱더 뜻 깊은 시간을 보내서 너무나 기쁘고 주변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뿐만 아니라 다음에 저에게도 한번 더 기회가 온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