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태국, 언니의 추천이 만든 특별한 여름

작성자 이현경
태국 VSA1208 · EDU 2012. 07 Maecham Chiang-mai, Thailand

Education/Creative English 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친하게 지내는 학교 언니 덕분에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다. 언니는 태국, 유럽, 아프리카 등 이미 여러 번 워크캠프를 참가했었는데, “너도 꼭 해봐” 이런 말 말고도 그냥 언니가 해주는 소소한 워크캠프 일에 관한 얘기가 나를 많이 자극했다. 그러다 2012년 여름 방학 때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되었고, 뭔가 좀 더 특별하고 뜻 깊은 방학을 고민하던 중에 워크캠프가 생각나 같이 있던 친구와 바로 신청하게 되었다. 워크캠프를 가기 전에도 한국에서 아동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해 오던 차라 주제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리고 여행도 하고 싶었던 태국으로 지역을 선택했다.

갈 프로그램을 모두 정하고, 비용까지 납부 완료가 되었고 빠르게 비행기표 예약까지 했다. 내가 태국으로 떠난 건 7월이고 프로그램 선정하고 비행기 티켓 산 것은 아마 4월쯤 되었었는데 그 후 한 두 달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지냈다. 그러다 1학기 기말고사 기간이 되었고 그 때가 가장 설레고 그래서 집중도 가장 안됐던 시기 같다. 시험 끝나고 1-2주 가량 지나고 출국예정일 이었기 때문이다. 어찌 어찌해서 기말고사까지 다 보고 인포싯까지 나온 상태라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는데 아무 걱정도 없었는데 찬찬히 인포싯을 들여다보면서 친구랑 둘이 많이 걱정을 했었다. 이미 도착해있는 프랑스친구의 메일이었는데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의 주제가 ‘EDU’ 였기 때문에 ‘선생님이 지켜야 할 것’에 대한 것이 많이 기재되어 있었다. 학습에 대한 아이디어도 준비해가야 했고, 한국에 대해 말해줄 내용들도 생각해 가야 했다. 그렇게 100% 완벽히 준비가 안된 채로 7월, 태국행 비행기를 탔다.

워크캠프 전 방콕에서 1주일간 여행 시간이 있었다. 마냥 즐겁게 보내다 캠프 지역으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니 그 때부터 다시금 긴장감이 들었다.





그렇게 12시간 가량을 달리고 썽태우라는 태국 교통수단을 타고 미팅포인트인 역까지 도착하였다.

미팅시간이 다 되어 모였는데 리스트에 있던 다른 한국인 한 명은 오지 않았고, 50대의 여자 미국인, 20대 네덜란드인, 그리고 한국인인 우리 2명이었다. 우리를 이끌어줄 VSA 단체에서 온 태국인 캠프리더 한 명과 내가 갈 학교의 영어 선생님 2분이 차를 타고 우리를 데리러 오셨다. 산 중에 위치한 학교였기 때문에 차를 타고 2-3시간 가량 더 들어갔다.





가는 내내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너무나 예뻐서 놀랐는데, 학교에 내리자 마자 한번 더 놀랬다. 넓은 잔디운동장이 있는 참 예쁜 학교였고, 크기도 컸다. 도착해서 들어보니 초, 중, 고등학생이 모두 있는 학생이 1000명 정도 되는 학교였다.(생활 하다 보니 초등학교 입학 전인 아이들도 보았다) 그리고 바로 식사를 했는데 원래 태국음식이 잘 맞기도 했지만 너무나 잘 준비된 식사였고 기대감에 부풀어서 첫 식사를 너무나 맛있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학교엔 이미 1달간 생활을 한 20살 프랑스 여자 참가자가 있었다.



식사를 한 다음 학교 내에 자원봉사자들이 묵을 숙소로 이동하였다.
생각보다 쾌적하였고 방 두 개에 아주 좁은 공동 거실이 있는 곳이 었는데 각 방마다 방 안에 화장실도 있었다. 미국참가자와 프랑스 참가자가 한방을 쓰게 되었고 나와 친구는 네덜란드 참가자와 방을 쓰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자참가자로만 이루어졌던 구성이 참 신기하기도 했고, 편하게 잘 지낼 수 있던 점은 여성참가자로 만 이루어 진 상황에서 2주간 생활하며 좋은 점 이었던 것 같다.



짐을 풀고 첫 날에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학생회 정도 되는 아이들과 만나 먼저 인사를 하고 게임을 하면서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 아이들이 우리가 수업을 하고 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경험 많은 캠프 리더들 덕분에 게임을 하면서 그 날 저녁 20명쯤 되는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다 외울 수 있었다.

두 번째 날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하는 봉사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모두 조회에 나와 모였을 때 우리 선생님들이 자기 소개를 했고(영어라 선생님들이 통역을 해주셨다) 잠시 회의를 하고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 하였다. 나와 내 친구가 같이 참가하였기 때문에 나와 내 친구를 같은 그룹으로 묶어주었다. 첫 날은 그 학교에서 가장 어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하였다. 우리가 간 건 영어캠프 기간 동안의 영어 교육이었다. 어린 이들이어서 주로 노래와 율동 등을 같이하며 영어를 친숙하게 하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영어를 공부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잘 알아듣지도 못했고 그래서 힘든 점들도 있었지만 너무 착하고 이쁜 아이들 이여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다. 교육했던 노래 중 하나 정도 예를 들면
Hello my friend, What do you say?, I want to have a beautiful day, so crab your hands and moving down, give a hand and turn around인데 “Turn around”를 부르면서 돌고 파트너를 바꿔가면서 계속 노래와 율동을 하는 것이었다.

이 학교 아이들의 특징이라면 너무 수줍음이 많았단 것인데 사실 처음에는 모든 태국아이들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본 다른 지역의 아이들은 이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북부 끝 쪽 지역에 있는 학교 특성을 반영하는 것 이었는데 선생님과 이이들의 구분이 너무나 강해서 아이들이 함부로 선생님에게 말을 건다 던지, 같이 밥을 먹는다 던지 하는 것을 못했다. 이것도 나중에 이 워크캠프가 끝날 때 알게 된 사실인데, 겉보기엔 나라에서 매년 지원을 받아 아이들이 기숙비 및 학비를 모두 부담하지 않는 평화로운 학교지만 이 학교에도 (적어도 내가 보기엔)부당하과 과도한 체벌과 논리가 존재했다. 그런 상황 탓에 아이들이 너무나 수줍음(어쩌면 수줍음이 아니라 겁이 었을 수도 있다)을 많이 탔었다.

그래서 저런 노래를 이용한 수업을 할 때도 참여가 힘든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었고, 안타까운 점이었다. 그래서 모든 수업에서, 또 같이 지내고 노는 시간에서 선생님으로서가 아닌 친구로서 다가가고자 노력하였다.








첫 날이 지나서 중학교 아이들과 고등학생 아이들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참 놀란 점은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건 학습시간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그러니까 초등학생이라는 나이 때문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나 초등학교 아이들과 크게 실력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첫 봉사자였던 학교였는데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아이들이 영어교육에 대한 기회가 많이 없기 때문에 영어가 많이 부족하단 얘기를 들었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태국에서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다던가 하는 일을 대비해서 기본적인 영어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단 얘기도 들었다. 고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법수업에서 가르치는 것은 동사의 시제 변화일 때도 아이들은 be동사의 is, was도 헷갈려 했다. 오랜 대화를 주고 받기도 힘들었다. 아이들이 주로 익혀 쓰는 말은 Beautiful, Lovely, How are you, what is your name?, take care of yourself, I love you, Happy? 등이었다.

시제 교육을 할 때 재밌고 참 놀랬던 적이 있다. 가르쳐준 동사의 3단 변화를 활용하여 3가지 시제(과거, 현재, 미래)문장을 만드는 수업 내용이 있었는데 한 아이가 발표한 글 때문이었다. 그 아이의 발표내용은 다음과 같다.
Yesterday, I saw you
Today, I like you
Tomorrow, I will love you.
그 자리에 있던 다른 태국인, 프랑스인 참가자도 너무나 놀라고 귀여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하다.

2주 동안의 워크캠프 동안 우림으로 몇 아이들과 소풍을 간다 던지 학교 디렉터의 집에가서 태국음식을 만들어보며 체험하기도 하였다.



학교에서 보낸 시간들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2주가 참 빠른 시간이란 걸 깨달았었다. 처음엔 나도 수업에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기도 하고, 나 역시도 너무나 부족한데 많이 알려주고 가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쉽고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었다. 마지막날 수업을 마치고 식당으로 가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이미 울먹거리며 우리에게 대표로 말을 전하던 아이를 봤기도 했고 너무 아쉽기도 했고 해서 미리 태국선생님한테 부탁해서 태국어로 인사를 준비했는데 그 반도 읽지 못하고 창피하게도 아이들 앞에서 참 많이 울었었다. 내가 너무 많이 울어서 다른 선생님들이 많이 달래주셔서 참 죄송했다. 내가 살면서 고치려고 해도 잘 안 고쳐지고 못하는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끊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게 너무나도 힘들었었다.






한국에서도 그렇고 내가 아동봉사를 하며 항상 조심하며 지양하는 점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내가 위로 받기 위한 봉사는 절대 하지 말 것. 두 번째, 아이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고 정을 주는데 있어 적정 선을 지킬 것.

사실 상 두 번째가 참 딜레마 같은 조건이다.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많은 것을 베풀려면 내가 내 마음을 많이 쏟아야 하는데 그게 너무 과하면 나중에 아이들에게 후에 상처가 될 수도 있어서 내가 봉사자로서의 적정선을 찾아야 하는 것이 참..힘들고 사실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이번 봉사활동 동안 정말 딸같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내가 이 학교에 와서 가장 첫 수업을 들어갔던 반 아이들이 참 나를 많이 따랐다. 내가 쉬는 시간에도 항상 날 찾아와 자기들과 놀아주길 바랬고, 항상 자기들과만 놀길 바래서 내가 다른애들을 봐주거나 할 때 질투가 난다며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했던 아이들이었다. 헤어지는 순간까지 아이들도 나도 많이 울어서 힘들었는데 내가 내 두 번쨰 조건을 어겼기 때문에..그래서 그 끝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다.



(수업 후에 아이들이 사인해달라고 줄서서 사인회 열었던 사진ㅋㅋ)




사실 위에서 말한 첫 번째 내 봉사생활의 다짐도 어기기도 했다. 돕고 싶어 찾아간 곳이었는데 되려 내가 그것도 너무나 많이 받았던 시간은 아닌가 반성했다.

한국에서 많이 힘들다 갔는데 내가 돕고자 한 그곳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며 힘을 많이 받았었다. 항상 예쁘다 예쁘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해주는 아이들이었고, 볼 때마다 안아 달라하고, 뽀뽀 해달라고도 하며 나에 대한 사랑을 많이 표현해줬던 아이들이었다. 아플 땐 직접 내 방으로 음식을 가져다 주고 걱정해주고 편지까지 써줬었다. 떠날 때도 내가 떠나는 것이 슬퍼서 많이 울어준 아이들이었다.

캠프가 끝나고 태국을 여행할 시간이 일주일정도 더 있어서 일주일 더 태국에 머물렀는데 그 때 기간에도 전화해서 보고싶다 해주고 내가 여러 번 아프다 가서 아프진 않냐며 걱정해주던 아이들이기도 했다.

사실 나는 좋은 영어선생님보다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 곳 학교 분위기 때문에 나를 어려워하면 “I’m not a your teacher, I am you Friend!”라고 말했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도 “I wanted to be a your good friend”라는 말을 했었다. 그 뒤에 붙은 말은 “But I think I didn’t do that well, so I feel so sorry for that”이었다. 학교에서 아프기도 했고 힘든 일이 있기도 했는데 내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아이들이 집까지 찾아오며 놀아달라고 하는걸 힘들어하거나 귀찮아하진 않았는지, 내가 정말 아이들이 날 친구로서 느끼도록 내가 항상 많이 안아줬었던 건지..나에게 던지는 물음마다 회의감으로 돌아오는 것들이었다.

두 가지 내 다짐은 아동봉사를 할 때마다 항상 잘 지켜지기가 어려워서 참..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동시에 나한테 힘든 일 이기도 해서 다시 이런 봉사는 하지 말까 하다가도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계속 이어가게 되는 것도 그 아이들이 주는 따뜻한 마음 덕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내가 참 많이 성장하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했던 시간들이었다.

아직까지도 페이스북 접속을 할 때 아이들과 접속시간이 같을 때가 있는데(컴퓨터 시간 등) 그 시간엔 동시에 채팅창이 7-9개씩 켜지곤 한다. 아직도 맨날 내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메시지를 보내고, 채팅도 걸고 하는 아이들이 참 고맙고 그립다.

몇 일전 인턴생활의 첫 월급을 받았는데, 꼭 보내줘야겠다 생각한 것들을 챙겨 보내줄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