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나 홀로 Amarante, 용기 내길 잘했어

작성자 이지현
포르투갈 PT-PO-05-12 · YOUTH/SOCI 2012. 07 Amarante

Stage on the street: all include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첫 워크캠프이고 처음으로 혼자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서 긴장도 많이하고 걱정도 많이 했다. 워크캠프 시작 3일 전에 포르투갈의 porto라는 도시로 들어가서 호스텔에서 혼자 3일을 지내며 여행을 하고 워크캠프가 시작되는 7월 1일 아침에 porto에서 amarante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혼자 앉아있었는데 나를 발견한 같은 버스를 탔던 캠퍼 3명이 먼저 말을 걸어 주어서 워크캠프 숙소까지 함께 가게 되었다. 처음에 놀랐던건 영어권 국가가 아닌 유럽인들인데도 영어가 굉장히 능숙하다는 것이었다. 영어회화를 오랫동안 연습하지 않았던 나에겐 귀가 트이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오로지 영어만 사용하는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곧 적응했고, 워크캠프 기간 동안 불편함 없이 의사소통 할 수 있었다.
숙소는 유스호스텔로도 쓰이고 레스토랑, 바, 강당 등이 갖추어져 있는 마을회관 같은 곳이었다. 워크캠프에 여러 번 참가한 경험이 있는 캠퍼들이 이 숙소는 워크캠프 숙소로서 최고의 시설이라고 했다. 샤워시설, 식당, 침대 등이 모두 잘 갖춰져있었다. 식사는 베지테리안 식단이었는데 굉장히 맛있었고, 숙소에서 요리를 해 주어서 우리가 직접 식사준비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유럽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싶어서 다른 한국인 언니 캠퍼와 해물파전과 불고기를 따로 대접했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첫 날은 간단하게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다함께 저녁을 먹으러 근처에 식당을 갔다. 포르투갈 전통음식들을 맛보며 유로2012 결승전을 다함께 봤다. 유럽에서 유로 결승전을 함께 보는 감회가 새로웠다. 두번 째 날에는 조별 미션을 통해서 amarante라는 도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을 통해서 어색했던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졌었다.
다음날부터는 본격적으로 워크캠프가 시작되었다. 이 워크캠프는 장애를 가진 지역주민들과 함께 연극 무대를 준비해서 참여하고, 연극에 필요한 무대 장치와 소품 등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캠프리더의 설명을 듣고도 어떤 장치와 소품을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2개의 센터로 나눈 다음에 3~4명이 한 조가 되어 일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서도 한동안 나아갈 방향을 잡지 못했고, 토론을 통해 결정하기를 좋아하는 캠퍼들과 함께 세세한 부분까지 열띤 토론으로 시간을 보내고나면 막상 결과물은 많지 않은 날이 처음 며칠 간 계속되었다. 빨리빨리 결정을 내리고 분업을 통해 결과물도 빨리 만들어내는 한국인들의 특성과는 달리, 조그마한 부분 하나하나까지도 서로의 의견을 묻고 협동을 통해서 해내려는 점이 처음엔 답답했지만 나중엔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하고 정신없이 첫 주가 지나고 주말에 근교에 porto와 guimaraes라는 도시를 여행하고, 계곡에서 물놀이와 바비큐파티를 하면서 캠퍼들과 휴식을 즐겼다. 아무래도 작업장에서 일할 때 보다는 함께 여행을 했을 때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고 더 친밀해진 값진 시간이었다.
휴식을 즐기고 다시 일을 하러 돌아갔을 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있었다. 워크캠프 리더가 바뀐 것이다. 리더가 바뀌면서 첫 번째 주에 만들고 구상해놓았던 모든 것들이 거의 무용지물이 되고 처음부터 새로운 무대장치와 소품들을 만들어야했다. 남은 시간이 4일밖에 없어서 다른 센터에 속했던 캠퍼들도 도움을 주러 왔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서 그런지 4일동안 정말 훌륭한 장치와 소품들을 만들어냈고 공연 리허설 준비도 완벽하게 진행되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공연 당일이 되었을 때, 또다시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났다. 비가 와서 공연을 못 할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비가 저녁 내내 계속 온다면 공연을 일요일로 미루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일요일은 캠프의 마지막 날이라 거의 모든 캠퍼들이 떠나야만했다. 안타까운 분위기 속에서 공연 날짜를 두고 열띤 토론과 투표가 있었다. 그런데 토론을 중단하고 저녁을 먹으러 간 사이에 비가 그쳤다. 공연 30분을 남겨두고 다시 공연을 하자는 통보를 받고, 모두들 정말 신나고 들뜬 기분으로 바쁘게 공연 준비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 이후에 비가 오지 않아서 공연은 무사히 마쳤다.
대성당 앞에서 진행된 연극은 amarante의 거의 모든 주민들이 관람하러 올 만큼 관객몰이나 무대 완성도나 무대를 준비하는 협동심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크게 그리스, 백설공주, 한여름밤의 꿈, 노트르담의 꼽추 4개의 연극으로 이어지는 무대를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완성하는 모습이 그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지켜 본 캠퍼들에게 정말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서로 다른 국적과 나이, 성격, 문화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비록 준비하는 과정은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연극무대를 마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과 값진 경험을 이 워크캠프를 통해서 얻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