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작은 마을, 잊지 못할 여름 2주

작성자 정지수
프랑스 REMPART20 · CONS/ MANU 2012. 07 - 2012. 08 Bas-en-Basset

Château de Rochebar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비행기를 타고 15시간 날아가고 또 다시 6시간 기차를 타고 도착한 프랑스 리옹(LYON) 근처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BAS EN BASSET, 그곳에서의 2주는 내게 그 어떤 여름보다도 뜨겁고 신선했다.
워크캠프를 준비하며 짐을 싸던 전날, 무척이나 흥분되고 한편으로는 긴장되었다. 처음가보는 낯선 곳, 처음 만나게 될 여러 사람들, 예측할 수 없는 2주간의 시간… 하지만 늦은 밤 역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리더와 숙소에 짐을 풀고 우리를 환영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나서 긴장과 두려움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우리 캠프는 마을에 있는 성의 복구 작업과 2년마다 개최하는 축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총 7개국가 18명(한국2, 미국1, 스페인1, 벨로루시2, 러시아2, 콩고1, 프랑스9)이 참가했다. 다른 캠프와의 차이점은 30-40대 분들도 몇 분 계셨고, 또한 성에서 일을 할 때는 중년의 마을 분들도 같이 작업하였다.
워크캠프 기간 동안 나에게 한가지 치명적인 문제는 모두 프랑스어를 쓴다는 것이었다. 나와 같이 간 내친구는 프랑스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다. 우리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은 영어였다. 친절한 미국인 아저씨가 매번 우리를 위해 프랑스어를 영어로 통역해주고 우리를 챙겨주어서 2주간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안 통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고 친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7월 29일에 시작한 우리의 워크캠프 일정은 일주일간 성을 보수하고 그 주변 지역을 정돈하여 8월 4-5일에 개최될 축제를 준비하고 축제가 끝난 한 주는 축제 뒷정리와 성을 보수하는 작업이었다. 일은 아침 7부터 12시까지 진행되며 숙소에서 성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6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밥을 먹고 최소한 6시 30분 전에는 출발해야 했다. 아침은 전형적인 프랑스 스타일로 바게트에 버터나 여러가지 쨈을 발라먹거나 우유에 씨리얼을 타먹었다. 7시부터 12시까지의 작업은 성 주변의 잡초나 나무를 제거하고 정돈하는 일, 성벽을 보수하는 일, 축제에 필요한 여러가지 물품을 만들거나 축제에 필요한 기타 여러 가지 것들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7시부터 작업이 시작되고 10시 반에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그때 빵과 초콜렛등의 간식을 먹었다. 다시 11시부터 작업은 시작되고 12시가 넘어서 정리를 하고 다같이 성에서 내려온다. 1시쯤 점심을 먹는데, 우리 캠프는 2명씩 조를 이루어 하루씩 당번을 정해서 점심 저녁 음식을 준비했다. 이 때 당번인 사람들은 성에 가지 않고 점심 저녁 준비를 한다. 매일 점심 저녁 각 국가의 색다르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시간은 참 즐거웠다. 나와 내 친구는 점심은 에피타이저로 산적과 호박전, 고구마전 본요리는 오므라이스 디저트는 화채를 해주었고, 저녁은 에피타이저로 주먹밥, 본요리는 해물라볶이와 크림소스스파게티 디저트는 맛탕을 해주었다. 모두들 너무 좋아해서 힘들게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보통 점심을 먹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자유시간인데 같이 수영장에 가거나 강가에 가거나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축제가 가까워지면서 할 일이 많아 오후에도 일을 하곤 하였다. 8시쯤 저녁을 먹고 다같이 이야기를 하거나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11-12시쯤 잠을 잤다.

2012년 8월 4일 토요일 드디어 축제날, 모두의 노력과 준비로 축제는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성을 찾아왔고, 축제를 준비하는 우리들은 중세시대의 의상을 입고 각자의 위치에서 일을 했다. 중세기사로 분장을 하고, 집시로 분장을 하는 등 마을 관계자 분들은 여러 가지 중세 의상으로 분장하여 상황극을 하였고, 기타 여러 가지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후부터 하늘이 흐려지더니 비가오기 시작했다. 비가 왔지만 축제는 계속 진행되었고 뜨거운 축제의 밤을 보냈다. 기상악화로 인해 다음날에는 축제가 취소되었고 우리는 정리작업을 했다. 남은 한 주도 우리는 정상적으로 성에서 성을 보존하고 복구하는 작업들을 계속 진행하였다. 워크캠프 2주동안 우리는 작업 뿐만 아니라, 근처 계곡으로 카누를 타러 가고 강가로 수영을 하러 가고, 옆 마을로 유적지와 문화 탐방 여행을 가는 등 여러 가지 다채로운 시간을 보냈다.

나와는 다른 머리 색을 하고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다른 언어를 하고 다른 생각과 사상을 가진 여러 사람들과 보낸 2주간의 시간은 내게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게 해주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눈빛과 손짓으로 교감하고 웃고 땀 흘리며 보낸 이 값진 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